말 많은 가덕도 신공항…이번엔 성공할까

말 많은 가덕도 신공항…이번엔 성공할까

가덕도 연대봉에서 바라본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 연합뉴스

현대건설이 가덕도 신공항 공사에 불참하면서 다른 건설사들이 재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가덕도 신공항 공사가 순탄하게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재입찰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던 롯데건설, 한화건설, DL이앤씨 등이 입찰을 고려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공사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 일대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짓는 사업이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667만㎡)과 활주로 1개(길이 3500m), 유도로 12개, 계류장(72대 주기), 방파제와 항행안전시설 등을 구축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가덕도신공항 부지 공사 경쟁 입찰이 4차례 유찰되자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컨소시엄에는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참여했으며 사업비는 10조5000억원에 달한다.

당시 정부는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전략에 맞춰 가덕도 신공항 공사 기간을 84개월로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연약지반 안정화와 방파제 일부 시공 후 매립 등에 공사 기간이 더 필요하다며 공사 기간 108개월, 공사비 1조원 증액 등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공사 기간 연장의 이유로 가덕도가 연약지반인 점을 꼽았다. 연약지반 매립을 위해 선택한 건설 공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소 적용 기간과 태풍 등 요소를 공사 기간에 추가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국토부가 현대건설에 보완을 요구했지만, 현대건설이 공사기간 연장 의사를 굽히지 않아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됐다. 

현대건설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사 불참에 따라 정부는 국가계약법 위반 등을 이유로 제재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결과적으로 가덕도 신공항이 1년 이상 지연된 데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현대건설의 행위가 국가계약법 등의 제재 대상이 되는지 부처 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재입찰 성공할 수 있을까

정부는 현대건설 불참에도 가덕도 신공항을 포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약속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SNS에 “가덕도신공항은 단순한 지역 사회간접자본(SOC)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와 직결된 핵심 국책사업”이라며 “지금까지 과정을 면밀히 살펴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찾고,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이에 공사 기간 등 입찰 조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달 국토부는 재입찰과 관련한 업계의 의견 수렴을 위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안팎의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입찰 조건 완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재입찰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곳이 롯데건설과 한화건설, DL이앤씨 등 3곳이다. 특히 한화건설은 입찰 조건이 완화된다면 재입찰 참여를 비중있게 검토하는 상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입찰 조건 완화를 배경으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컨소시엄에 속한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도 사업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와 공사 기간을 둘러싼 국토부와 협상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높다. 건설사 관계자는 “간사이 공항도 비슷한 조건에서 건설됐지만 현재 지반 침하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가덕도 신공항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가덕도 부지 자체가 공항을 짓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가덕도와 낙동강 사이로 태풍이 지나가면 소용돌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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