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면역항암제 효과 높이는 '보중익기탕'

[쿠키과학] 면역항암제 효과 높이는 '보중익기탕'

한의학연-충남대, 보중익기탕 면역세포 네트워크 작용 기전 최초 규명
전신 면역균형 조절, 통합 암치료 가능성 제시

보중익기탕이 면역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통합 연구 절차.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 한의약융합연구부 정미경 박사팀이 충남대 약대 박상민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한약 처방 ‘보중익기탕’이 면역세포 간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작용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

기존 연구는 동물실험으로 보중익기탕이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세포를 조절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강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지만, 다양한 면역세포들 간 상호작용을 어떻게 조절되고 면역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조절 작용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공동연구진은 보중익기탕과 인삼, 황기, 백출, 감초 등 구성 주요 약재를 면역체계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하는 T세포, NK세포, B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 다섯 가지 면역세포에 처리한 후 RNA 전사체 분석으로 면역세포 특이반응과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정밀 파악했다.

그 결과 CXCL9, CXCL10, IL-1β, IL-6, TNF-α 등 주요 사이토카인 발현량이 평균 3.7배 증가하고, 이를 통해 종양면역 반응에 핵심적인 T세포의 분화 및 활성화, 인터페론 반응 등 주요 면역경로가 촉진됨을 확인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 간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단백질로, 면역 반응의 시작-조절-종료 전 과정에 관여하며, 사이토카인 변화는 단일세포 수준을 넘어 면역 네트워크 전체의 조절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에 전신 면역 활성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또 대식세포에서는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이 증가했고, 수지상세포에서는 면역반응의 출발점이 되는 항원제시 기능이 강화됐으며, B세포에서는 T세포를 유도하는 신호 전달이 증가했다.

이런 신호들은 단순히 T세포 활성화에 그치지 않고, Th1 및 Th17 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의 분화 및 활성화를 촉진하고 면역 억제 기능을 가진 조절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조절작용을 나타냈다.

이를 토대로 보중익기탕은 단순히 종양미세환경에서 특정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것을 넘어 면역시스템 내에서 면역세포 간 신호 전달과 조절 기능을 조화롭게 활성화시켜 전반적인 면역균형 회복에 기여함을 규명했다.

전사체 및 네트워크 분석을 통한 보중익기탕의 면역조절 기전 분석.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번 연구는 전통 한약이 전신적 면역조절로 면역항암제와 병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통합 암치료에 한약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 박사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전사체와 네트워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다성분 한약처방이 면역세포 간 상호작용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라며 “보중익기탕은 면역시스템 전반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잠재적 치료제로서, 현재 한·양방 공동으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임상시험도 진행해 향후 한약 중심의 통합암치료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디슨&파마코테라(Biomedicine&Pharmacotherapy) 7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Deciphering the immunomodulatory mechanisms of Bojungikki-tang via  systematic transcriptomic and immune cell interaction network analysis / 제1저자 김상윤, 이진무, 교신저자 박상민, 정미경)

(왼쪽부터)한국한의학연구원 이진무·정미경 박사, 충남대 김상윤·박상민 교수.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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