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선고 앞둔 광장…찬·반 진영 마지막 대치

탄핵 선고 앞둔 광장…찬·반 진영 마지막 대치

밤낮 없는 맞불 집회 계속…세력 대결 치열
헌재 주변 긴장도 최고조…반경 150m ‘진공상태’
시민들 “박 대통령 탄핵 때보다 충돌 심할까 우려”

1일 안국동 헌법재판소 주위에 경철버스로 차벽이 쌓여지고 주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곽경근 대기자

드디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맞았다. 4일 헌법재판소와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탄핵 찬반 집회에는 수만명이 모여 세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까지 탄핵 찬반 진영은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이날 탄핵 반대 집회에선 자유통일당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 앞은 ‘철야 집회’를 치른 노인들이 모여 성조기와 태극기를 노래에 맞춰 흔들고 있었다. 지지자들은 무대에서 나오는 ‘손에 손잡고’ 노래에 맞춰 ‘탄핵 기각’을 연일 외쳤다. 한켠에선 “윤석열 대통령 우리가 지킨다”, “내가 윤석열”, “즉각 복귀” 등의 구호를 외치자 무료로 커피를 나눠주기도 했다. 탄핵 반대 문구가 담긴 뱃지도 무료로 배포했다.

집회 현장을 찾은 김대권(남·86)씨는 “작년에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국가 질서가 무너져가고 나라가 기울어져가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직접 나오게 됐다”며 “내일 반드시 기각으로 탄핵 결과가 나와 윤 대통령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봉용(남·70)씨도 “올해 초부터 광화문 집회에 계속 참가하고 있다”면서 “선관위는 해체되고 불의한 헌법재판관들도 즉각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반대범국민연합은 오전 11시께 헌재 인근 현대건설 사옥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오는 5일까지 안국역 3번출구 앞에서 민주노총 헌재 점령에 대한 긴급 주야간 철야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반면 탄핵 찬성 측도 이날 맞불 집회를 벌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광화문 서십자각 앞에서 대의원대회를 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의 계엄은 노동자 민중의 항쟁을 통해 빛의 혁명을 통해 내일 철저하게 제압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헌재가 헌법의 주인인 주권자의 판단과 결정을 집행해야 할 시간”이라며 헌재는 전원일치로 대통령을 파면하라고 강조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7시께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끝장 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세종대로, 종각역, 안국동 사거리를 거쳐 헌재까지 행진했다. 비상행동은 집회 후 안국역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가 이날 오전 참가자들과 함께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시청할 예정이다.

헌재 주변 긴장도는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은 물론 인근 수운회관·현대 계동사옥 등 주요 도로의 차량 이동도 봉쇄됐다.  

경찰은 전날 서울 전 지역에 두 번째로 높은 비상근무단계인 ‘을호비상’을 발령했다. 경찰은 헌재 인근 150m 지역을 이른바 ‘진공 상태’로 만들기 시작했다. 인도와 골목 곳곳에는 경찰 바리게이트가 쳐졌다. 통행이 제한되고, 이 구역에서는 시위나 집회가 금지됐고, 장기간 설치돼 있던 시위 천막도 철거됐다.

헌재 인근 시민들은 하루빨리 나라가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A씨는 “헌재 앞에 가게가 있으니, 요즘은 장사가 아예 안 된다”며 “자영업자들이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분들이 많다. 얼른 국내외로 안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 헌재 앞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총 4명이 사망했다. 김 모(20대·여)씨는 “헌재 앞에서 방화를 하거나 싸움이 벌어질까 봐 다니기 무섭다”며 “지금도 집회 참석자들이 헌재를 부숴야 한다고 소리치지 않냐”고 말했다. 

이날은 경찰력 100% 동원이 가능한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근무 체제인 ‘갑호비상’이 전국에 발령된다. 국회, 한남동 관저, 용산 대통령실, 외국 대사관, 국무총리공관, 주요 언론사 등에도 기동대가 배치된다.

김한나 기자, 이예솔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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