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을 내렸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헌법적 가치를 우선한 판단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22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주문을 낭독했다. 재판부는 소수의견이나 별개의견 없이 전원일치로 탄핵 소추안을 인용했다.
이에 대해 법조 단체들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승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 139개 법과대학·법학과 교수들이 소속된 대한법학교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헌재의 결정은 헌법이 명시한 모든 권력의 원천이 되는 주권자 국민들을 존중했다”며 “헌재는 12·3 비상계엄 등 윤 대통령의 행위가 법치국가원리와 민주국가 원리의 기본원칙들을 위반한 것으로써 그 자체로 헌법 질서를 침해하고 민주공화정의 안정성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갈등 상황에서 국회와 대통령이 민주적 절차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헌재가 분명히 지적했다”며 “정치권에 민주주의의 의미를 일깨웠다. 모든 정치인이 권력의 원천인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변호사협회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 사회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에 승복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한층 성숙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국민들이 헌법재판관들의 오랜 숙의를 거친 탄핵 결정을 존중하고 승복해야 한다”며 “헌재는 헌법과 법률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최고의 사법기관이며 국민의 기본권과 헌법 수호의 핵심 기관으로, 탄핵 결정을 존중하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법학자들도 헌재의 결정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만장일치 결론에 이르기까지 깊은 고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헌법 수호의 책임을 다했다고 본다”며 “국민들이 계엄 해제 결의 전에 무장 군인들을 막아서며 계엄 철회를 외친 장면이, 헝클어진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기반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12·3 비상계엄 사건은 워낙 명백하고 단순했기 때문에 당연한 판결이었다”며 “헌재는 평이한 문체로 사건의 본질을 설명했지만, 이처럼 간단한 사안에 대한 결정이 다소 늦어진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법률적 관점에서 볼 때 12·3 계엄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었다”며 “보충의견이 있긴 했지만 이는 절차적 부분에 관한 것으로, 탄핵심판에서 본질적인 의미를 갖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이번 선고는 그간 변론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됐던 내란 혐의와는 결이 달랐다”며 “변론 과정에선 내란 관련 증인이 다수였고 비상계엄의 위헌성과 중대성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오늘 결정은 내란 언급 없이 ‘비상계엄의 위헌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란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내용을 담았다면 만장일치 결론은 어려웠을 것”이라며 “결국 헌재가 내란죄 판단은 피하고, 12·3 계엄의 불법성과 중대성에 방점을 찍는 방식으로 일종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