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신혜씨가 사건 발생 24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6일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박현수 지원장)은 존속살해 사건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가 구속된 지 24년, 재심 개시가 결정된 지 9년 여 만이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경찰이 영장 없이 김씨의 집에서 노트 등 증거를 압수”했다며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 이를 기초로 한 2차 증거 역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씨가 사건 당시 남동생이 범인으로 의심 받는 상황에서 동생을 보호하려고 허위 자백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00년 3월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 아버지 A씨에게 수면제를 탄 양주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았다.
수사 단계에서 김씨는 자신과 여동생을 성추행한 A씨를 살해하려 했다고 자백했다가 재판 과정에서 번복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사건이 발생한 해인 2000년 8월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에 이어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무죄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형을 확정했다.
이후 경찰의 위법 수사 의혹이 불거졌으며 김씨가 재심 신청을 한 후 2015년 11월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이 이뤄졌다.
한편, 이번 재판은 김씨에게 최초 무기징역이 선고된 1심에 대한 재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