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울려 퍼진 ‘다시만난세계’…“윤석열 파면 끝까지 간다”

광화문 울려 퍼진 ‘다시만난세계’…“윤석열 파면 끝까지 간다”

추운 날씨 속 서울 도심 곳곳 집회 인파
푸드트럭 등 시민 사이 나눔 문화 눈길

21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시민단체 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범국민 대행진’이 열렸다. 사진=유희태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지고 있는 응원봉 행렬이 국회를 넘어 광화문광장 인근으로 번졌다. 평소 관광객들로 붐비는 광화문 일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린 21일 오전부터 집회 인파가 몰리며 한층 더 혼잡한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 시청역사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한 듯 태극기를 한 손에 들거나, 태극기 표식이 적힌 옷을 입은 고령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청역 5번 출구로 나오자, 전날 개장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겨울 스포츠를 즐기며 웃음 짓는 시민들의 모습이 띄었다. 스케이트장을 둘러싼 경찰버스의 존재는 함박웃음을 짓는 시민들의 평화로운 모습과 대조를 이루며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오후 1시와 3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와 찬성 집회가 각각 예정돼 있었으나, 이미 많은 참가자가 집회 전부터 현장으로 빠르게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많은 인파로 혼잡했던 광화문 일대는 각 집회 시작 시간이 되자 어느 정도 정돈되기 시작했다. 

2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둘러싼 경찰버스. 사진=임지혜 기자

이날 오후 3시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리는 시민단체 퇴진비상행동의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범국민 대행진’은 ‘다시 만난 세계’ 노래로 시작됐다. 경복궁 앞마당부터 도로까지 자리를 잡고 앉은 집회 참가자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응원봉을 흔들었다. 이 모습이 신기한 듯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집회 인파 사이를 지나다니며 한참이나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가격표가 없는 푸드트럭도 서 있었다. ‘탄핵 어묵’을 나눔하고 있던 A씨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이 될 때까지 어묵 나눔을 할 생각”이라며 “음식점을 하지 않는 일반 시민이지만, 탄핵 찬성하는 모두의 마음에 힘이 되기 위해 탄핵 어묵 나눔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도 지난 국회 앞 집회에 이어 광화문 집회를 찾은 시민이 상당수였다.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유모(26)씨 등 4명은 “남양주에서 오후 12시쯤 출발했다. 탄핵 찬성이라는 같은 마음이라서 (친구끼리) 의지도 많이 된다”며 “2주 전 국회 앞 주말 집회에 갔었는데 재미있었다. 축제 같은 분위기라 즐기려는 마음도 있다”고 했다. 

21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시민단체 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범국민 대행진’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국회 앞에서 울렸던 구호는 ‘윤석열 탄핵’에서 ‘윤석열 파면’으로 바뀌었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국회를 통과해 헌재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헌재 인근으로 발길을 옮긴 이유도 여기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시민은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집회에 나왔다”며 “윤 대통령이 지명한 재판관도 있다고 하고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불만도 컸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서울시민(24)은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 두면 국회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까지 취소될 것 같아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했다. 

10세, 11세 자녀, 남편과 함께 왔다는 이은지(44·인천 연수구)씨는 “오늘 집회 목적은 윤 대통령 탄핵이지만, (거부권 행사로) 한 권한대행도 같은 사람이라고 본다”며 “아이들이 앞으로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주장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강조했다.
임지혜 기자, 이예솔 기자, 조유정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예솔 기자
조유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쿠키뉴스 헤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