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노태우 비자금’ 관련 헌법소원…“범죄수익 재산 인정 안 돼”

시민단체, ‘노태우 비자금’ 관련 헌법소원…“범죄수익 재산 인정 안 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으로 불거진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은닉 비자금과 관련 헌법소원을 청구한다. 

‘군사정권 범죄수익 국고환수 추진위원회(환수위)’는 1일 오후 ‘노태우 비자금 개인재산 인정 논란’과 관련해 헌법재판소(헌재)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환수위는 “그동안 진실을 감춰온 노태우 일가가 이제와 비자금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며 “이를 인정해준 최근 재판은 명백히 위헌”이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재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뜻한다.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 5월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 1조380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SK그룹의 종잣돈이 됐다는 노 관장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군사정권 범죄수익 국고환수 추진위원회(환수위)’는 1일 오후 ‘노태우 비자금 개인재산 인정 논란’과 관련해 헌법재판소(헌재)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출했다. 군사정권 범죄수익 국고환수 추진위원회

환수위가 헌재에 제출할 소원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노소영, 아들 노재헌 등 노태우 일가의 숨겨둔 범죄 수익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과 같은 맥락에서 국고로 환수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범죄수익은닉처벌법 부칙에 따라 비자금의 국고환수가 가능하다”며 “불법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재판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르면 범죄수익 재산,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범죄행위와 관계된 범죄수익 등은 몰수 가능하다. 몰수할 수 있는 재산(몰수대상재산)이 몰수대상재산 외의 재산과 합쳐진 경우(혼화재산)에도 몰수대상재산의 금액 또는 수량에 상당하는 부분을 몰수할 수 있다. 몰수대상재산 또는 혼화재산이 범인 외의 자에게 귀속되지 않은 경우에만 할 수 있다. 다만 범인 외의 자가 범죄 후에 그 정황을 알면서도 해당 재산을 취득한 경우에는 예외다.  또한 해당 법의 부칙에서는 법 시행 전 발생한 범죄수익에 관해 법 시행 후 한 행위에 대해서도 이를 적용한다고 명시됐다. 

이혼 소송 재판 과정에서 언급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및 이를 토대로 인정된 노 관장의 재산분할 금액이 몰수대상재산에 부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환수위는 “노 관장이 개인재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노태우 비자금이다. 이는 공공복리에 부적합한 재산이므로 헌법에 따라 개인재산권에 대한 제한이 있어야 한다”며 “비자금의 일부가 최근 새롭게 드러났기에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대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수위는 이날 오후 3시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항소심 재판 이후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고발도 이어졌다. 환수위를 비롯해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희규 대한민국헌정회 미래전략특별위원회 위원장과 5·18 기념재단 등에서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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