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 절반이 ‘서울’… 동남권에 42% 몰려

외국인 직접투자 절반이 ‘서울’… 동남권에 42% 몰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곽경근 대기자 

외국인들의 직접투자(FDI)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의 누적 외국인 투자 기업은 전국의 50%를 차지했다. 

서울연구원은 지난 22일 내놓은 ‘외국인직접투자 결정요인 분석과 서울시 투자유치 정책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외국인 투자기업 분포 비율은 약 80%에 달한다. 외국인들의 직접투자가 지속해서 수도권 위주로만 집중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서울에 외국인직접투자가 쏠렸다. 2023년 말 기준 서울의 누적 외국인투자기업 수는 8930개로, 국내 외국인 투자기업의 약 50%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에만 신규 등록된 서울의 외국인투자기업 수는 788개다. 

외국인직접투자는 외국인이 국내에 새로운 회사를 두거나 기존 사업체 인수 등을 통해 투자지분을 획득하는 제도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은 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강남구(29%)에 가장 많은 외국인투자기업이 입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와 서초구(9%) 등 동남권 자치구에만 외국인투자기기업의 42%가 몰렸다. 이와 함께 중구(12%), 종로구(7%) 등 도심권(24%)과 영등포구(8%) 등 전통적으로 사업체가 밀집한 지역에도 외국인투자기업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산업별 외국인투자기업 신규등록 수. 서울연구원 캡처

외국인이 투자한 기업 수를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이 43%로 가장 비중이 컸다. 정보통신업 13%, 연구개발·전문·과학기술업 11%, 제조업 10.0%, 금융·보험업 5%, 사업지원·임대업이 4% 순이었다. 서울연구원 양다영 부연구위원 등은 “도·소매업의 경우 서울 소재 사업체 비중(28%)에 비해 외국인투자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상위 5개 산업의 외국인투자기업 모두 강남구에 몰렸다. 

서울시 외국인투자기업의 대표 투자 국가를 살펴보면 미국이 17%(1550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 15%(1368개) 중국 14%(1250개), 싱가포르 746개(8%), 홍콩 651개(7%) 등 순이었다. 상위 5개 누적 외국인투자기업 수는 전체 서울시 외국인투자기업 수의 62%에 달했다. 

연구원은 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서울만의 유치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시는 국제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연 300달러 이상 유치를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연구원은 “전국과 서울은 상이한 산업구조를 가졌고, 투자유치 주력 사업에 차이가 있다”며 “서울의 산업구조에 맞는 유망분야에 투자를 유치하고 관련 제도를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직접투자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정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서울시 산업과 외국인투자 유치 정책을 연계해 매칭 자금을 지원하는 등 정책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소규모 금전적 인센티브를 확대하기보다는 인허가 등 외국인 투자기업 설립을 단계별로 지원하고 로펌, 노무사, 기업 간 매칭 등 실질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부동산 가격의 경우 외국인직접투자를 감소하는 결과로 나타남에 따라 투자유치 시 관련 공간 제공 등을 함께 고려해 약점을 채워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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