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7명 사망·12명 부상…행안장관 “에어매트 왜 뒤집혔나”

부천 호텔 화재 7명 사망·12명 부상…행안장관 “에어매트 왜 뒤집혔나”

23일 경기 부천 모 호텔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23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7층 객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사망자 가운데 2명은 불길을 피해 에어매트로 몸을 던졌으나 에어매트가 뒤집히면서 숨졌다. 

부천소방서는 화재 신고 접수를 받고 4분 뒤 현장에 도착했고, 도착 5분 만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으로 ‘전기적 요인’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직원이 화재 발생 후 진화를 위해 소화기를 가지고 왔으나 진압을 못 했고, 문을 열고 나오면서 화재가 급격히 확산했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전날 7시34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CC(폐쇄회로)TV 확인 결과, 오후 7시48분쯤 이미 복도에 연기가 자욱했다”며 “모텔 특성상 복도가 좁고 창문이 일반 건물에 비해 훨씬 작아 배연이 안 되고 열 축적도 많아 투숙객이 대피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에어매트의 경우도 정상적으로 설치가 됐었다고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조 본부장은 “10층 이상용으로 정상 설치했다”며 “중앙 부분으로 낙하해야 가장 안전한데 첫 번째 뛰어내린 분이 모서리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에어매트가 설치된 호텔 주차장 입구가 경사져 있어 투숙객이 에어매트 모서리로 떨어지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혀 숨졌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당시 현장에 에어매트 모서리를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화재 현장에 도착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화재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이 장관은 “이번 화재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그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장관은 이날 화재 상황을 보고받던 중 조 본부장에게 “사망자 수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나왔다. 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사망자가 많이 나왔나” “에어매트가 뒤집히던데 설치 사항에 오류가 있었느냐”고 묻기도 했다.

경찰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이 호텔에서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총 84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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