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반대로 가는 ‘부동산 시계’…한 달 사이 2억원 ‘껑충’

정부와 반대로 가는 ‘부동산 시계’…한 달 사이 2억원 ‘껑충’

서울 아파트 매매가 약 6년 만에 최대폭 상승
전문가 ‘8·8 공급대책’에도 상승 지속 전망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세가 사그라지 않고 있다. 특히 집값 급등기 수준의 상승 폭을 기록하는 등 과열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12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2%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주 상승 폭(0.32%)은 올해 주간 기준 최대 상승 폭이자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5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서울 아파트값은 주간 상승폭 최근 2주간 오름세가 둔화했다가 다시 확대됐다. 

지역별로 성동구(0.63%), 송파구(0.58%), 서초구(0.57%), 강남구(0.46%), 광진구(0.45%), 동작구(0.41%), 마포구(0.39%) 등이 서울 평균 상승 폭을 웃돌았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인 인천(0.10%→0.16%), 경기(0.11%→0.10%)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반면에 지방(-0.02%)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특히 서울에서는 한 달 사이 2억원 이상 집값이 오르는 모습도 찾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84㎡는 지난 7월27일 21억8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이는 6월29일 19억9000만원(22층)에서 약 한 달 만에 2억원이 오른 셈이다. 더욱이 지난 3일 21억8500만원(13층) 거래되는 등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마포구 대흥동 ‘마포그랑자이’ 2단지 84㎡은 연초 대비 4억원 상승했다. 마포그랑자이는 지난해 12월 14억4000만원(6층)에 거래됐으나 지난 7월 거래가는 17억5000만원(8층) 이다. 이어 지난 9일 18억6700만원(12층)에 거래가를 형성하며 8개월 만에 4억원 상승했다. 

부동산 거래, 비수기도 소용 없다

부동산 시장에서 7~8월은 통상 휴가철로 인해 비수기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과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며 거래량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6911건(계약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7월 계약 신고 기한은 이번 달 말까지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전월 거래량(7450건)의 92.8%까지 도달했다. 만일 거래량이 7745건을 넘어설 경우 2020년 12월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하게 된다. 

서울 주택 매수 심리도 집값 정점이던 2021년 수준까지 올라왔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7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달 140.6으로 전월(133)보다 7.6p 올랐다. 지난 6월 2021년 9월(142.8)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140을 넘기며 집값 급등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소비자심리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소비자의 행태 변화 및 인지 수준을 0~200의 숫자로 수치화한 것이다. 수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을 의미한다. 

상승 국면은 115~135미만이면 1단계, 135~175 미만 2단계, 175 이상 3단계 등으로 구분되는데 서울이 지난달 140을 넘어가면서 2단계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 서울 주택매매 소비심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은 거래량이 늘고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높아진 상승 거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 대응책 내놓았지만…“현실적 공급 필요”

정부는 서울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8‧8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공급 부족한 서울에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신규 아파트를 공급하고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하는 등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서울과 서울 인근 우수입지에 위치한 신규택지 후보지역을 올해 5만가구, 내년 3만가구 총 8만가구 규모로 지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아파트 추가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다. 

전문가는 정부 공급 물량 확대에도 집값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 신축 프리미엄이 강해지고 있다”며 “새 아파트 공급이 계속해서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공사비 부담 등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현실적인 공급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집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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