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사, 라임 펀드 100% 배상 권고에 '좌불안석'

은행·증권사, 라임 펀드 100% 배상 권고에 '좌불안석'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금융감독원이 ‘판매사의 100% 배상’을 권고하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결과를 내놓으면서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좌불안석’이다.

그동안 라임 펀드 판매사들은 일관되게 라임자산운용에 ‘사기를 당했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금감원이 자산운용사가 아닌 판매사에 책임을 묻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판매사들은 조정결과에 대한 불만과 함께 여타 사모펀드 사태로 확대될 배상 요구를 두고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금융감독원은 6월 30일 열린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에서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라임펀드는 신한‧우리‧하나‧기업‧부산‧경남‧농협은행 등 은행과 신영‧신한금투‧대신증권 등 증권사에서 판매됐다. 

금감원의 권고는 계약에 중대한 착오가 있는 만큼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투자자와 상품을 판매한 은행 및 증권사 간에 체결한 계약을 취소하라는 권고를 말한다. 이에 따라 무역금융펀드의 판매사들은 총 1611억원의 투자금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 투자자들이 2018년 11월 이후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가입할 시점에는 이미 펀드 원금의 76%~98% 손실이 확정적으로 발생했고,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TRS계약)는 이 사실을 알고도 부실을 숨긴체 펀드를 출시한 것으로 지적했다.

판매사들에서는 금감원의 배상 권고가 라임자산운용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배상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판매사에 책임을 모두 전가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이 현실적으로 피해를 보상할 능력이 안된다는 점을 고려해 금감원에서 판매사에 배상책임을 물리는 분쟁조정 결과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판매사도 투자자와 똑같이 라임에 사기를 당한 입장에서 전액 배상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판매사들은 이번 분쟁조정 결정이 향후 다른 사모펀드 사태에 영향을 미칠까 더 큰 걱정을 하고 있다. 일단 아직 손실이 확정되지 않아 분쟁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라임펀드에 대한 배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금감원이 파악한 바로는 라임펀드의 전체 규모는 1조6000억원이 넘어간다.

여기에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서도 라임과 유사하게 투자자 손실이 발생한 만큼 옵티머스 등 여타 사모펀드 손실도 모두 판매사가 물어줄 수 있다는 우려 나타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사모펀드의 손실 사태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모두 판매사가 배상할 경우 판매사 입장에서 너무 큰 부담이 된다”며 “그럴 경우 앞으로 사모펀드 상품을 파려는 금융사는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과도한 부담은 ‘화해’라는 분쟁조정의 취지에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분쟁조정이 라임과 신한금투가 펀드의 부실을 숨긴데 큰 원인이 있지만 판매사들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잘 못이 있다는 입장이다.

정성웅 금감원 부원장보는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투자원금의 최대 98%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운용사는 투자제안서에 수익률 및 투자위험 등 핵심정보를 허위‧부실 기재했다”면서 “판매사는 투자제안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핮 않고 그대로 설명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계약 취소에 따른 원금 반환 의무는 판매사에 있다면서 ”판매사들은 자산운용사나 TRS를 맺은 금융사를 대상으로 구상권을 행사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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