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 중국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9일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가오신(高新)개발구에 세워진 10나노급 낸드 플래시(V-NAND) 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을 선언했다. 2012년 9월 공장 기공식을 열고 공사에 착수한 지 1년8개월 만이다.

이 공장은 115만㎡ 부지에 연면적 23만㎡이다. 축구장 100여개에 달하는 규모다. 공장 건설에는 70억 달러가 투입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정보통신(IT)제품 생산 중심지인 중국에서 낸드 플래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됐다. 중국은 전 세계 낸드 플래시의 50%를 소비하고 있다.

시안은 1100여년 간 중국의 수도였던 역사의 도시로 동서양 문물을 연결하던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 이름 높다. 이에 따라 시안 반도체 공장 가동을 놓고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 개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시안의 지하에는 많은 고대 보물이 매장돼 있다”며 “우리는 이 곳 지상에서 현대의 세계 최첨단 보물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안 일대에서는 삼성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서 ‘삼성 바람’이 불고 있다. 공장으로 통하는 고속도로에는 ‘삼성 요금소’가 세워졌는가 하면 ‘삼성타운’도 생겼다. 협력 업체도 60여개나 진출했고 한국 교민도 5000여명으로 네 배나 늘었다. 허허벌판이었던 곳에 20개월 만에 첨단 공장이 들어선 데 대해 ‘시안 효율’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준공식에는 자오정융(趙正永) 산시성 서기,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 권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시안=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