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온 ‘불공정한 경기’ 강력 항의에…LCK “추가 입장 없다” 

브리온 ‘불공정한 경기’ 강력 항의에…LCK “추가 입장 없다” 

LCK 경기가 치러지는 ‘롤파크’.   라이엇 게임즈

브리온이 ‘불공정 경기’를 치른 것과 관련해 LCK 사무국에 항의 메시지를 담은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LCK 측은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브리온은 9일 공식 SNS를 통해 “상생관계에 있는 LCK를 비방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LCK가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리그를 운영하게 되리라는 믿음, 피해를 입는 팀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입장문을 공개했다.

브리온은 지난달 5일 치러진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 KT 롤스터와의 대결을 앞두고 리그 심판진의 진영 선택 전달 실수로 피해를 입었다. 

LCK 규정에 따르면 진영 선택권이 있는 팀은 경기 3일 전까지 자신들의 진영을 LCK에 알려야 한다. 진영을 선택할 권한이 있던 KT는 2일 ‘레드 진영’을 선택해 LCK에 전달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브리온에게 “KT가 ‘블루 진영’을 선택했다”고 잘못 공지했다.

브리온은 경기를 약 40여 분 남기고 상대방이 선택한 진영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는 속행됐다. 브리온은 KT에 0대 2로 허무하게 패배했다.

KT전이 끝나고 브리온은 즉각 첫 입장문을 공개하며 정식적으로 항의했으며,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우범 브리온 감독도 “프로 리그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 부끄럽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LCK는 “리그의 명백한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심판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는 심판위원회를 열어 경기 진영 정보를 잘못 전달한 심판 2인에게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심판위원회는 부심 A의 진영 선택 정보 오확인과 부심 B의 검수 업무 절차 미준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브리온은 LCK의 사과에도 다시 한번 입장문을 내며 강력한 항의를 이어갔다.

브리온은 “이번 일은 절대 심판 개인의 징계로 마무리돼서는 안 된다”며 “경기 중 심판의 개인적 판단에 의해 벌어진 ‘오심’이 아니다. 시작부터 불공정한 경기에 참여하게 한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LCK의 책임과 처벌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리온이 진영 선택 전달 과정에서의 오류로 피해를 입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브리온 챌린저스(2군)는 지난해 2월 15일 진행된 ‘2022 LCK 챌린저스 리그 스프링 스플릿’ 농심 레드포스 챌린저스와의 대결을 앞두고 같은 피해를 겪은 바 있다. 당시에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넘어갔다.

브리온은 “(챌린저스 사건 이후) 리그는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묻고 싶다”며 “리그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원한다. 이는 곧 구체적인 대책 마련과 잘못에 대한 페널티”라고 말했다.

최우범 브리온 감독.   라이엇 게임즈

브리온은 리그에 사과와 처벌,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다.

브리온은 “LCK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실수에 대비해 충분한 인원을 보충하고 제대로 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더욱 세밀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정립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LCK 규정집에는 팀과 선수의 잘못에 대한 페널티만 존재한다”며 “리그에서도 책임감 있는 자세로 페널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리온 구단은 금전적 보상을 통한 금액은 전액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리그가 더 이상 후속 조치 없이 이번 일을 마무리한다면 팀은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공정위 제소, 민사 소송, 언론 대응 등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e스포츠가 공정한 스포츠로서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박정석 브리온 단장은 쿠키뉴스에 “리그사무국은 잘못을 인정했으니 책임지는 모습도 보였으면 좋겠다”며 “LCK는 벌써 10년이 넘게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점은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LCK는 브리온의 입장문과 관련해 “2월 중순 브리온에 대한 사과와 후속조치로 담당자 처벌과 프로세스 개선이 이뤄졌다는 내용을 말씀드렸다”며 “이외에는 당장 추가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심판 파견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는 “심판진이 본 업무의 중요성과 책임감에 대해 다시금 되새길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심판 운영방식 또한 계속 보완해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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