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경찰 직위해제에도 비판 계속…국가배상 청구 가능할까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인천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층간 소음 흉기난동’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2명이 결국 직위 해제됐다. 현장에서 부적절하게 대응한 경찰을 향한 질책 여론은 계속되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24일 논현경찰서 A경위와 B순경을 직위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5일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하자 현장에 출동했다.

경력 1년이 안 된 시보 신분의 B순경은 피해자가 흉기에 찔리는 것을 보고 현장 이탈했다. 1층에 있던 경력 20년차의 A경위는 빌라 내부로 진입했다가 뛰어 내려오는 B순경을 보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빌라 밖으로 나와있다가 공동 현관문이 잠겨 다시 들어가지 못했다. 다른 주민이 문을 열어준 뒤에야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그사이 피해자 일가족 가운데 60대 아내는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렸다.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뇌경색이 진행돼 수술을 받았다. 60대 남편과 20대 딸도 손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공식 사과하고, 인천 논현경찰서장은 직위 해제 됐다. 피해자들에 대한 금전적 지원도 약속했다. 인천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피해 가족들에게 범죄 피해자 지원 규정에 따라 연간 최대 1500만원 상당의 의료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인천경찰청은 생계비 지원을 의결했다. 피해 가족에게 월 160만원씩 6개월간 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추후 상황에 따라 심의 진행해 지원 연장 여부 결정할 방침이다.

분노 여론은 식지 않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일단 생계비 지원하다가 여론 식으면 지원을 끝내려는 거냐”, “한 가정 파탄내고 고작 1500만원을 6개월 할부로 주나”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어떤 것이 있을까.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는 방법이 하나 있다.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뿐만 아니라 부작위로 인해서도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한다. 

공무원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발생한다. 여기서 ‘법령을 위반하여’라는 문구는 엄격하게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작위의무가 정하여져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 한정되지 않는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인권존중·권력남용금지·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법무법인 (유한) 한별 구자룡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경찰은 피해자에 대한 가해 행위를 막아야 하고, 피해 상황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 지금 파악된 바로는 1명은 현장에서 이탈했고, 1명은 3층에서 내려오는 경찰을 마주친 뒤 현장을 보지도 않고 건물 밖으로 따라 나갔다. 경찰 2명이 현장에 가서 빨리 제압했더라면 피해를 적어도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둘 다 위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 아파트에서 불을 지르고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안인득 사건’과 관련해 숨진 피해자 유가족들도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4월17일 조현병을 앓아 온 안인득(42)이 진주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뛰쳐나온 주민들을 향해 칼을 휘둘러 5명을 죽이고 17명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이다. 유가족들은 수년 전부터 범행 징후가 보였던 중증정신질환자 안인득을 경찰과 지자체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며 국가가 책임을 지라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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