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죄할 기회 있었으나 변명 일관” 시민단체 분노

“전두환, 사죄할 기회 있었으나 변명 일관” 시민단체 분노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시민을 구타하는 계엄군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23일 사망했다. 사과 없이 침묵으로 일관한 전씨의 사망 소식에 시민단체는 분노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는 이날 전씨의 사망에 국민에게 사죄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면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입장을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전씨는 지난 41년간 피해자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할 기회가 있었으나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했다”면서 “이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고통을 가중시켜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씨를 포함한 내란 및 내란목적살인죄의 핵심 인물들에게 출석요구서를 발송했고, 전씨는 지병을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면서 “그의 사망에도 법률이 부여한 권한과 책임에 따라 진상규명을 위한 엄정한 조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군부 핵심 인물들은 더 늦기 전에 국민과 역사 앞에 진실을 고백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양대노총 역시 이날 논평을 내고 전씨를 비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전두환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으며, 그 고통은 지금도 희생자와 유족의 뼛속까지 사무쳐 있다”며 “망자에게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도리이나 그의 명복은 빌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생존한 피해자들은 학살의 공포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의 고통에 비하면 전두환은 너무 편하게 살다가 눈 감았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논평에서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고 폭발하는 민중의 민주화 열망을 총칼로 진압한 학살자의 마지막이 병사라는 것이 애석하다”며 “살아서 받지 못한 죗값은 지옥에 가서라도 받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또 “사죄해야 할 전두환이 세상에 없어 더 이상의 법적 처벌은 실효성이 없으니 남은 것은 역사와 산 자의 몫”이라며 “학살자의 죽음에 머리를 숙이는 자는 역사의 반동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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