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안망] 탈던전 준비물: 정부의 자비·은행 돈·중소기업 다니는 나

<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기자는 준공 30년이 지난 건물에서 자취하며 대학교를 졸업했다. 이 집은 다양한 곤충이 출몰하는 던전 같았고 운이 좋은 날에만 온수가 나왔다. 취업 후에는 쾌적한 신축 건물로 이사했는데, 벌레 물림과 감기 없는 삶이 꽤 오래 어색했다. 던전의 월세는 30만원이나 됐지만, 신축 건물에서 기자는 한 달에 8만원 밖에 내지 않는다.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이하 중기청)을 받아 마련한 전세 보증금의 이자만 납부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자비·은행의 돈·중소기업 다니는 나 3요소가 들어맞으면 청년들은 던전을 탈출할 수 있다.

※중기청은 국토교통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청년근로자 전용 대출상품이다. 1.2%의 저리로 최대 1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빈손인 청년 대신 한국주택금융공사 또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을 서고, 시중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대출할 사람은 △연령 △직장 △자산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연령: 만 19세~34세 청년. 단,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은 만 39세까지도 대출받을 수 있다. 
직장: 중소·중견기업에 재직 중이거나, 창업한 청년이라면 대출 자격이 인정된다. 도박·유흥 등 사행성 업종 기업이나 공기업 재직자, 공무원은 중기청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중소기업현황>기업정보>상세검색 탭)에서 업체명을 검색하면 기업 유형을 확인할 수 있다. 
자산: 연소득은 3500만원 이하, 기혼 맞벌이 가구라면 5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세대주는 본인 명의 주택이 없고, 자산이 2억9200만원을 초과하면 안 된다. 


입주할 집은 △면적·용도 △보증금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집주인의 정체도 신경 써야 한다. 
면적: 85㎡(약 25.7평) 이하의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이어야 한다. 쉐어하우스나 전입신고를 할 수 없는 집은 대출 심사 대상이 되지 못한다. 
보증금: 2억원을 넘으면 안 된다.
집주인: 집주인이 개인이 아닌 법인이라면, 사업 목적이 '부동산임대업'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한다. 집주인에게 중기청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 사이트에서 사업 목적을 재차 확인해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은행은 △우리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 △신한은행 등 5곳이다.
어떤 은행으로 가든 조건은 똑같다. 월급통장이 개설된 주거래 은행으로 가자. 이용한 경험이 없는 은행을 찾아가면 ‘주거래 은행으로 가세요~’라며 창구에서 입구컷을 당할 것이다. 은행은 담보 없는 고객에게 큰 돈을 대출해 주는 입장이기 때문에 금융 기록이 많은 고객을 선호한다.
대출기간: 2년씩 4회 연장해 총 10년 가능, 세대주의 미성년 자녀 1명당 2년 추가
대출상환: 만기 시 일시상환
대출횟수: 생애 1회 

필요한 서류는 △내가 직접 준비할 5종 △회사에서 받을 5종 △부동산에서 받을 4종 등이다.
내가 직접: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주민등록 등본(정부24), 건강보험득실확인서(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 고용·산재보험자격이력내역서(근로복지공단 고용·산재보험 포털 서비스) 등 5개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만 35~39세 대출 신청인은 병적증명서(정부24)도 필요하다. 이들 서류는 괄호 안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료로 발급, 인쇄할 수 있다.
회사에서: 재직증명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주업종코드확인서, 사업자등록증, 회사 직인이 찍힌 급여명세서 등 5개 서류 발급을 요청하자. 담당자에게 중기청 대출 심사용 서류라고 밝히면 알아서 준비해 주실 것.
부동산에서: 확정일자 도장이 찍힌 임대차계약서, 임차보증금의 5% 이상을 계약금으로 지불한 영수증, 중개대상물확인서, 건축물대장 등 4개 서류를 요청하자.
모두 최근 1개월 이내 발급한 서류여야 한다.

대출 실행은 다음의 여정을 따라 하길 추천한다.
(1)중기청 대출로 보증금을 충당할 수 있는 집을 물색한다. (2)집을 보러 다니는 시기에 '내가직접' 5종과 '회사에서' 5종 서류를 미리 발급해 둔다. (3)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으면 '부동산에서' 서류 중 건축물대장을 발급한다. (4)미리 준비한 서류들을 챙겨 은행에 방문, 중기청 대출이 가능할지 문의한다. (5)은행에서 긍정적 답변을 들으면 부동산에서 집주인과 만나 계약하고, 계약금을 지불한 뒤 '부동산에서' 서류를 모두 발급한다. (6)지금까지 모은 서류들을 모두 챙겨 은행으로 가 대출을 신청한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하지 않으면 중기청 대출을 받을 수 없다.
(3)에서 건축물대장은 대개 부동산에서 챙겨주지만, 정부24에서 직접 무료로 발급할 수도 있다.
(5)에서 계약 시 특약사항으로 '대출이 거부될 시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계약금을 반환한다'를 요구하자.

대출을 연장하려는 사람은 △집이 없어야 하고 △연봉이 올랐어도 괜찮고 △여윳돈이 있으면 좋다.
최초 대출 당시 무주택자가 그동안 집을 샀다면, 보장된 대출기간과 상관없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최초 대출 당시 조건인 '연 소득 3500만원 이하'는 연장 시 적용되지 않는다. 연봉 3500만원을 넘겨도 계속해서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면 연장할 수 있다. 대출을 연장할 때 대출금의 10%이상을 상환해야 금리가 1.2%로 유지된다. 상환하지 않으면 1.3%로 인상된다.
연장 신청 시점에 셋방의 보증금이 2억원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올랐다면, 대출을 연장할 수 없다.

연장 시 제출 서류는 △'내가 직접' 5종 △재직증명서 △확정일자 도장이 찍힌 임대차계약서 등이다.
연장 신청은 만기일로부터 한달~7영업일 전까지만 할 수 있다. 가령 10월29일(금)이 만기라면, 주말을 제외하고 7일 전인 10월20일까지 연장을 신청해야 한다. 동일한 은행의 다른 지점에 방문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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