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 속 그 장면, 현실서 본 것 같은데?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2일 종영한 tvN ‘빈센조’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 같은 드라마다. ‘이탈리아 마피아가 악을 처단한다’는 설정이 비현실적일지언정,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요 사건들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인 듯 실제 아닌 실제 같은 ‘빈센조’ 속 그 장면들을 현실과 함께 되짚어본다.

TV대장은 바벨그룹 총수 장한석 회장의 검찰 출두를 보도하며 노골적인 찬양을 쏟아낸다.
■ TV대장과 TV조선

드라마: 장한석(옥택연)은 바벨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다음날, 노조 와해 공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TV대장은 장한석이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을 전하며 ‘장 회장이 이탈리아 최고급 수제 양복 브랄로를 입었다’는 신변잡기식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장한석 회장은) 명민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미남 기업인” “운동, 사격, 그림 실력까지 한 마디로 팔방미인”이라며 찬양을 이어간다. 뉴스를 보던 남주성(윤병희)은 분통을 터뜨리며 “다 가짜고 다 구라(거짓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홍차영(전여빈)은 “미디어의 발전과 진실의 전달은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고 지적한다.


현실: TV조선은 2011년 12월 종합편성채널 개국 첫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초대해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을 달며 전례 없는 정치인 극찬 방송을 내보냈다. 같은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인 ‘이봉규의 정치옥타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앞둔 2014년 2월 ‘대통령과 스포츠 스타들의 각별한 인연’을 주제로 한 방송에서 박 전 대통령이 ‘무결점’, ‘여성으로서 최고’, ‘패션의 아이콘’이라는 점에서 ‘피겨 퀸’ 김연아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가 “낯 뜨거운 ‘박비어천가’”(민주당 공정언론대책특위 허영일 간사)라는 비판을 들었다.

노조 결집을 막기 위해 노조위원장의 시신을 탈취하는 바벨그룹.
■ 바벨화학과 삼성전자서비스

드라마: 검찰이 장한석을 조사할 거라 생각한 최명희(김여진)는 바벨화학 노조위원장인 이석중을 회유하려 한다. 이석중의 대답은 거절. 그러자 최명희는 음주운전 사고로 위장해 그를 사망케 하고, 어용노조를 동원해 그의 시신을 탈취하기까지 한다. 이석중의 장례를 노조장으로 치를 경우, 노조원들이 자극을 받아 더욱 결집할 거라고 예상해 이를 막고자 한 것이다. 사건 배후에 최명희가 있다고 직감한 정 검사(고상호)는 최명희를 불러 조사하지만, 오히려 “감으로 일할 거면 가서 무속인이 돼라”는 빈정거림만 듣는다.

현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경남 양산분회장이던 염호석씨는 임금·단체협약 쟁취를 위해 파업 중이던 2014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노조는 염씨 유언에 따라 유가족 동의아래 노조장으로 장례를 치르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양산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정보경찰 2명이 삼성의 부탁을 받아 염씨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도록 염씨 부친을 설득하고, 노조로부터 염씨 주검을 탈취하는 데도 개입했기 때문이다. 염씨 주검은 화장됐으며, 염씨 부친과 정보경찰 2명은 사건 전말이 드러나자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았다.

고위 관료들은 바벨타워 분양권을 얻기 위해 각종 특혜를 약속한다.
■ 바벨타워와 엘시티

드라마: 서울 상천구 금가동에 세워질 예정인 바벨타워. 장한석은 이 건물이 “정부 관리들 선물용”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국회의원, 경찰청장, 구청장, 검찰지검장 등 유력인사들이 바벨타워 분양권을 얻기 위해 앞 다퉈 장한석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바벨 관련 소송을 모두 커버하겠다’ ‘바벨이 신도시 건설을 주도하게 하겠다’ ‘바벨이 언론에서 비난받는 일 없게 하겠다’…. 이들은 장한석에게 각종 특혜를 약속하며 바벨타워 분양권을 나눠 받지만, 빈센조와 금가프라자 입주민들의 계략에 말려 패가망신 위기에 처한다.

현실: 부산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엘시티(LCT) 분양 때 특정인에게 분양 특혜를 줬다는 진정서가 최근 접수돼 경찰이 지난 3월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진정서에는 전·현직 고위 공직자와 유명 기업인 등 이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 측은 법적 절차에 따라 분양했으며 특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은 2017년에도 불거졌다. 당시 부산참여연대 등이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 씨가 엘시티 분양권을 로비 수단으로 썼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43명을 검찰에 고발했고, 이씨 아들과 하청업체 사장은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tvN ‘빈센조’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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