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알고보니 성범죄자...취업제한제도, 구멍 ‘숭숭’

서울 시내에서 배달 대행 종사자들이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성범죄 전과자가 고객과 대면하고 개인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는 배달대행, 대리기사로 일하는 데 아무 제재가 없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A(28)씨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2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8일 오후 6시30분 직장동료인 여성 B씨 집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성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는 지난 2015년 특수 강간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돼 복역했다. 그런데도 대리운전 업체에 취업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고객과 얼굴을 맞대는 업종에 성범죄자가 취업해 논란이 된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19년 경기 용인에 사는 한 주부가 “근처에 거주하는 성범죄자를 알려주는 안내 우편물에서 봤던 사람이 치킨을 배달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이를 막아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여성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여자는 대리운전도 함부로 못 부르겠다. 그냥 술 마실 때는 차 안 가지고 다니는 게 최선” “대리운전, 배달 업종이야말로 성범죄 전과자가 취업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 “불안해서 못 살겠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현행법상 아동‧청소년과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아동교육시설이나 문화체육시설, 의료기관 등 37개 업종에서는 성범죄자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택배기사는 지난 2019년 개정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성범죄 등 강력범죄 전과자 취업에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륜차(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 대행업과 대리기사 업종은 등록 및 허가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유업’이다. 성범죄 등 강력범죄 전과자 취업 제한 규정 또한 없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지난 3월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성범죄 전과자의 배달대행업체 취업 제한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권익위는 국토교통부 등 관련부처에 신속하게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성범죄자 취업여부 점검 및 조치 결과’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87명의 성범죄 전과자가 취업제한 기관에서 일하다 적발돼 종사자 해임 등의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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