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 기소되면서 3대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출범 한 달여 만에 세 특검 모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조준하며 동시다발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3대 특검은 최장 170일이라는 제한된 수사 기간 내 성과를 내기 위해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속전속결’ 내란 특검, 尹 전 대통령 첫 기소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낸 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 특검)이다.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지난 19일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지 9일 만에 이뤄진 조기 기소로, 3대 특검 중 가장 빨랐다.
앞서 조 특검은 출범 6일 만에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10일 만에 첫 소환조사를 벌인 데 이어 구속영장 청구 및 집행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법조계에서는 조 특검 특유의 속전속결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내란 이외 외환 혐의 수사도 확대 중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한 의혹을 받는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 대해 2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다음 날인 2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됐다. 또 특검은 앞서 ‘합참 패싱’ 논란과 관련해 지난 17일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군 지휘체계 무력화 여부 등 군사작전 전반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尹 부부 동시 소환 통보한 김건희 특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팀(김건희 특검)은 윤 전 대통령(29일)과 김 여사(다음 달 6일)에 대한 피의자 소환을 예고했다. 수사 개시 3주 만에 두 사람 모두에게 소환장을 보낸 셈이다.
문홍주 특검보는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오는 29일 서울구치소에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김 여사에겐 내달 6일 출석하라는 출석요구서를 우편으로 송부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김 여사 측은 “아직 받지 못했으나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김 여사 수사 대상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전성배 씨 물품 전달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 등이다. 이와 관련해 김건희 특검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기재부 등 유관기관을 압수수색했다.
‘VIP 격노·구명 로비’ 실체 파헤치는 해병 특검
채상병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검팀(순직해병 특검)은 ‘VIP 격노설’의 실체와 윗선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2차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 조사했다.
최근엔 김건희 여사가 교계 인사를 통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보호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며,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도 수사 중이다. 특검은 지난 18일 이철규 의원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대통령실과의 연계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