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비트코인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특히 비트코인 상승세는 국내 가상자산 제도화 움직임에도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1만6000달러를 넘겨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11일 오후 1시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표기된 비트코인 가격은 11만6893달러로 확인됐다. 24시간 전 대비 4.86% 급등한 수준이다. 이는 역대 최고가에 해당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10일 11만2000달러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상승세에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들도 일제히 올랐다. 이더리움 가격은 2986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7.46% 뛰었다. XRP(2.57달러)와 솔라나(165.35달러), 도지코인(0.1995달러) 가격도 24시간 전 대비 각각 6.56%, 5.01%, 10.37%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이유는 올 상반기 글로벌 경제를 뒤흔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와 중동 전쟁,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희석된 여파로 풀이된다. 더불어 미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 언급과 미 의회의 가상자산 법안 집중 논의 결정에 따른 정책 기대감이 주요했다는 진단이다.
미 연준이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19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대다수가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당장 오는 30일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 의원은 2명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 시기에는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미 하원은 오는 14~18일(현지시간) 크립토 주간(Crypto Week)을 열고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CLARITY),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GENIUS)법안, 중앙은행 가상자산 감시 중단법(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 등 3대 핵심 법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의 경우 역사상 7월에 수익률이 좋은 해가 많았다. 최근 급등세는 며칠 전 공개된 6월 FOMC 회의록에서 나온 7월 금리 인하 관련 언급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며 “또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이 크립토 위크를 지정하고, 지니어스 법안과 클래리티 법안 등을 처리하겠다고 한 점도 시장 기대감에 일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비트코인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 가상자산 정책인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전략 비축이라는 호재가 남아있어서다. 최 센터장은 “아직 미 연방정부에서 비트코인 전략자산(SBR) 매수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해당 계획이 발표될 경우 큰 폭의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가상자산운용사 해시덱스의 게리 오셰아 글로벌 시장 인사이트 책임자는 “거시경제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하긴 하지만, 이번 강세장은 끝나지 않았다”라며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비트코인 접근 플랫폼 확대와 같은 새로운 촉매제가 비트코인 가격을 올해 안에 14만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특히 비트코인 상승세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가상자산 제도화에도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가상자산 정책 공약인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추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 마련에 열중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좋은 예시다. 정부는 국내 증권앱에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막았지만, 해당 상품에 대한 국내 거래 수요 요구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시장의 강한 요구를 정부가 계속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한 기업 주가도 덩달아 오를 경우 국내 가상자산 제도화 추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