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만에 다시 출발선에 섰다. 팀명의 뜻도 리더도 콘셉트도 바꿨다. 지금껏 독창적인 매력(Creativity)으로 대중을 사로잡고자 노력했다면,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갈망(Crave)할 차례다. 혼란스러울 법한 변화에도 “도전을 좋아한다”며 눈을 반짝인 그룹 크래비티는 대대적인 리브랜딩으로 만개할 준비를 마친 모양새였다.
지난 19일 서울 청담동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크래비티(세림·앨런·정모·우빈·원진·민희·형준·태영·성민)를 만났다. 이들은 23일 정규 2집 ‘데어 투 크레이브’(Dare to Crave)로 컴백한다. 원진은 “2025년 첫 컴백이고 3년 만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이라서 신경 쓴 부분이 많다”며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크래비티는 이번 앨범 발매에 앞서 팀을 재정비했다. 성민은 “팀명의 의미와 로고를 바꿨다. 달라진 점이 많아서 팬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며 “멤버들, 회사와 계속 소통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만든 앨범”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변화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기존 크래비티의 모습을 응원해 왔던 팬들에게는 더 당혹스러울 터다. 정모는 “콘셉츄얼한 도전을 했다. 너무 확 바뀌어서 팬분들은 당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희는 시안을 받았을 때부터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리프레시한 느낌도 있고, 재밌게 촬영했다”고 얘기했다.
리더까지 세림에서 형준과 원진으로 바뀌었다. “아쉬움은 없지만 처음 들었을 때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었다”고 운을 뗀 세림은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긴 했다. 하지만 리더였을 때부터 원진이, 형준이가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잘해줄 거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원진은 “당황스러웠지만 오랜만에 준비한 앨범이라서 어서 마음을 가다듬고 연습에 집중하려고 했다”며 “5년 동안 9명의 멤버를 혼자 감당했을 형의 무게감을 조금 덜어줄 수 있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변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성장 역시 동반됐다. 9명 전원이 작사에 참여했고, 몇몇은 작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세림과 앨런은 타이틀곡 ‘셋넷고?!’(SET NET G0?!) 가사를 썼다. 우빈은 ‘랑데뷰’(Rendez-vous)를 프로듀싱했고, 세림은 첫 자작곡 ‘마리오네트’(Marionette)를 선보인다. 원진은 ‘위시 어폰 어 스타’(Wish Upon A Star)를 작곡했다.
원진은 “리브랜딩 소식을 듣고 나서 앨범 참여도를 더 높이고 싶었다”며 “처음으로 타이틀 선정할 때 후보곡들을 들어보고 회사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봤고, 안무 시안을 직접 확인하고 의견을 냈다. 또 각자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가사에 녹인다든지, 곡의 테마를 정한다든지, 리브랜딩에 걸맞게 준비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선정된 타이틀곡 ‘셋넷고?!’에 대한 자신감은 상당했다. 원진은 “만장일치였다”며 “후렴 들어가기 전 기타 사운드로 드롭되는 부분이 있는데 모두 환호성을 터트릴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퍼포먼스적으로도 포인트를 살리면 재밌겠다는 마음이었다”고 강조했다. 형준은 “계절감을 무시 못 한다. 여름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5주년을 맞은 크래비티지만 여전히 목마르다. 음악프로그램 1위, 월드 투어, 시상식 수상…. 이루고 싶은 것들이 곧 이들의 원동력이다. 원진은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열정이 넘치고 간절함이 크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짚었다. 태영은 “7월 콘서트를 여는데 처음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한다. 공연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며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형준은 “‘벌써 6년 차냐’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활동을 해왔는데 ‘대중에게 많이 못 비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방면으로 낯설지 않고 익숙한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제가 ‘더 쇼’ MC를 맡고 있는데 직접 트로피를 전달하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음원차트 100위 안에도 들어서 커리어 하이를 찍어보고 싶다. 연말 무대에도 참여해서 팬분들께 추운 겨울에 따뜻한 선물이 되고 싶다”고 바랐다.
크래비티의 진짜 질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앨런은 “더 위대한 것을 위해 지금 차곡차곡 다가가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도 잠재력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2020 AAA’에서 괜히 올해의 포텐셜상을 받은 게 아니다. 증명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