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삼립이 다음달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협업한 ‘크보빵’(KBO빵)의 물량 확대를 위해 라인업을 확장하고 ‘띠부씰’ 시즌2를 준비할 예정인 가운데, 롯데 자이언츠는 시리즈에서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롯데 계열사인 롯데마트·세븐일레븐 등에서는 크보빵을 판매하며 빵 매출도 증가해 팬들 사이에서는 ‘소외감이 든다’는 등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SPC삼립에 따르면 다음달 크보빵 제품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띠부씰 시즌2에 들어갈 선수 리스트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도 롯데 자이언츠는 들어가지 않는다.
삼립은 지난달 ‘2025 KBO 리그’ 개막 시즌에 맞춰 크보빵을 출시했다. 지난해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 인기에 맞춰 더 많은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해당 제품은 각 구단 별로 다른 빵과 패키지 디자인, 떼고 붙일 수 있는 스티커인 대표 선수 ‘띠부띠부씰’이 동봉돼 있어 소비자에게는 야구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굿즈로 여겨지고 있다. 삼립에 따르면 1900원에 출시된 크보빵은 3일 만에 100만봉이 팔리며 실제로 ‘야구 인기’를 입증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KBO 10개 구단 중 롯데 자이언츠 1개 구단만 빠진 채 출시돼 팬들의 지적을 받았다. 이는 롯데 계열사 중 제빵 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웰푸드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의 경쟁사 제품이기 때문에 롯데 자이언츠의 참여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에서는 크보빵을 판매하고 있어 온라인에서는 ‘어이 없다’는 반응도 있다. 세븐일레븐과 롯데마트는 각각 롯데 계열사인 코리아세븐과 롯데쇼핑에서 운영하는 유통 채널이다. 특히 세븐일레븐의 경우 크보빵 출시 직후 전주 대비 빵 매출이 40% 올랐다는 설명이다.
동종 업계에서는 롯데가 팬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야구 팬을 위한 제품 이벤트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판매는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롯데제과’의 명성을 간직한 롯데가 크보빵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이해는 간다”면서도 “유통채널에서는 해당 제품을 판매해 매출을 올리는데 정작 롯데 구단 팬을 위한 제품을 내놓지 않는 것을 보면 롯데의 손발이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롯데가 주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을텐데도 타사에서 이벤트성 제품을 만들면 빠지는 형태에 소외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크보빵 출시와 비슷한 시기 웅진식품이 출시한 ‘하늘보리 KBO 에디션’에도 롯데 자이언츠는 빠졌다. 롯데 내 음료 사업 계열사 롯데칠성음료가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또 지난해 7월 해태제과가 KBO와 협력해 각 구단의 연고 지역에서만 출시한 한정판 마스코트 패키지 홈런볼에도 롯데는 참여하지 않았다.
한 롯데 자이언츠 팬 커뮤니티 이용자는 “이전에도 롯데가 경쟁사 제품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례가 있어 큰 기대는 안 한다”면서도 “주도해서 이벤트를 하는 것도 아니라면 자체적으로라도 팬들 위해 이벤트를 열거나 제품을 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롯데는 팬들을 위한 자체 마케팅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웰푸드 측은 “꼭 빵이 아니더라도 프로야구 마케팅을 어떻게 할 지 여러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