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악화에 비수기까지”…철강업, 실적 반등 기회 노린다

“통상악화에 비수기까지”…철강업, 실적 반등 기회 노린다

- 주요 철강사 1분기 기대감↓…지난해 말보단 개선 전망
- 업황 여전히 불투명하나 ‘성수기’ 2분기 반등 효과 기대
- 트럼프 관세 정책 방향, 중국발 공급 과잉 해소 ‘관건’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경. 현대제철 제공 

철강업계가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부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성수기’로 불리는 2분기 반등을 위한 대비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13일 증권업계의 주요 철강사 1분기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5460억~5650억원 사이로 지난해 같은 기간(583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전 분기(954억원) 대비로는 대폭 개선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재고자산 평가손실 및 각종 정비비, 에너지비용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에 4분기 수익성이 떨어졌었지만, 1분기 이러한 일회성 비용이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철강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대비 상승세를 나타내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부문이 업황 악화와 관세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예상보다 수익화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리튬 업체가 수요 둔화 우려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단기적으로 포스코홀딩스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철강 부문은 고환율에 따른 원재료 비용 부담이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철강사 중에선 현대제철의 1분기 실적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제철 1분기 영업이익 400억원대, NH투자증권은 250억원대로 전망하고 있지만, 노사 분쟁에 따른 당진공장 파업 및 일부 공장 가동 중단 등 여파로 최소 연결기준 600억원 이상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대치인 115억원을 크게 하회한 6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며 “당진공장 파업 비용과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및 전기로 감산에 따른 비용 등으로 800억원의 추가 비용까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4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동국제강그룹의 열연강판회사 동국제강 역시 건설경기 부진 장기화에 따른 봉형강 판매량 감소와 국내 철근 판매량 축소 여파로 1분기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25억원) 대비 7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업손실 12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보다는 수익성을 회복할 전망이다.

철강업계의 1분기는 겨울철에 속해 통상 비수기로 불린다. 여기에 현대제철의 경우 최근에서야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매듭짓게 돼 그간 파업 및 직장폐쇄에 따른 1분기 추가 손실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장기 통상 환경도 불투명하다.

다만 업계 성수기로 불리는 2분기 들어서는 반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중국정부가 철강 생산량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해 불황의 주원인이었던 중국발 공급 과잉이 천천히 해소되는 데다, 정부가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잠정 관세를 부과하면서 유통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 역시 “철강 업황은 조금씩 개선을 예상하며, 중국 감산 조치와 국내 후판·열연 반덤핑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노사 분쟁 이슈를 해소한 현대제철에 있어서도 2분기는 반등 기회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이달 창사 첫 인천공장 철근라인 셧다운 조치 발표에도 불구하고 기존 재고로 인해 판매 보완이 가능하고, 최근 철근 유통가격도 상승한 점을 감안해 스프레드 확대가 예상된다”며 “1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수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산 수입 규제 강화, 국내 봉형강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트럼프 관세 정책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올해도 불안정한 업황이 지속되겠으나,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가 해소된다면 최근 몇 해 대비로는 실적 개선세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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