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캠프는 서울 강남대로 한복판에 있다. 여의도 대하빌딩이나 용산빌딩 등 유서 깊은 장소를 뒤로하고 강남에 캠프를 차린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인구가 많다. 강남구는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힌다. 서울시 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강남구 인구는 55만7296명으로 송파(64만789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서울 대표 번화가답게 청년세대도 많다. 연령별로 보면 20~29세 6만5444명(11.7%), 30~39세 8만1052명(14.5%)다.
또한 교통 요충지다. 강남 일대엔 지하철 2·3·7·9호선과 신분당선이 다닌다.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연결성이 뛰어나다. 캠프도 강남역(2호선·분당선)과 신논현역(신분당선·9호선) 사이에 있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아 선거운동 시 노출되기 쉽다. 유세차량 이동이나 현수막·플래카드 배치 등 기동성도 우수하다. 고속터미널도 가까워서 지역 일정을 소화하기도 좋다.
IT와 벤처기업이 많은 점도 장점이다. 기업인과 자주 접촉하며 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로서 꾸준히 규제 철폐를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과학도’로서 이공계를 대변할 수 있는 가장 트렌디한 후보라고 자부하고 있다.
강남은 이밖에 교육 수준과 정치 관심도가 다른 지역 대비 높고, 유권자 유형도 다양해 그에 맞는 대선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 고소득 고령층을 위한 세금 감면, 지역 명품 이미지 보존을 공약할 수 있다. 대치동에선 사교육비 절감을, 1인 가구를 위해선 주거·교통 등 생활밀착형 핀셋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
사무실 계약구조는 임대(월세)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강남대로 사무실 임대료는 전용면적당 월 20~30만 원이다. 신축은 35만 원인 곳도 있다. 캠프가 입점한 건물 60평 사무실 월 고정 지출비용은 임대료와 관리비를 포함해 약 1300만 원(2020년 기준)이다. 지금 시세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개혁신당은 선거 전까지 두 달간 캠프를 이용한다.
이 후보는 전날(10일) 캠프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선 사무실은 여의도 언저리에 있는 사람들이 오기 쉽도록 여의도에 자리하거나,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풍수 이런 걸 좋아하는 분들은 광화문에 만드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며 “이번 선거에서 여의도 정치 문화나 풍수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항상 넘쳐나는 강남역 일대, 테헤란로의 벤처 거리, 이런 것들이 아마 힘이 되는 지점이 아닐까라고 생각해서 캠프 장소를 강남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 당 지도부는 이날 캠프 내부를 주황색으로 페인트칠했다. 당은 캠프를 시민 휴식공간으로도 개방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직접 페인트칠을 한 건 이번 대선에서 근본부터 바로 세우는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