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인용하며 대통령직 파면을 결정했다. 헌정사에서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이번 결정은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반에 대한 사법적 판단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헌재는 결정문을 통해 고도의 통치행위라 하더라도 헌정 질서를 중대하게 침해한 때에는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특히 8명 전원 일치로 인용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단순한 탄핵 인용을 넘어 한국 사회의 분열과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헌법적 통합’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김명식 조선대 법학과 교수는 “결정문 전반에 보수 세력을 일정 부분 달래려는 고민의 흔적이 보였다”며 특히 증거능력 판단을 둘러싼 전문법칙 적용에서 재판관 간 이견이 ‘보충의견’으로 정리된 점을 언급했다.
그는 “이견을 전면 충돌시키지 않고 조율해 내면서도 만장일치를 도출한 점은 헌재가 통합의 메시지를 의식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교수는 “결정문 안에 대통령이 주장했던 정상적 수단, 예컨대 헌법 개정안 발의, 국민투표 부의권 행사 등을 굳이 열거한 것도 헌법 내 절차에 대한 강조이자 보수층을 설득하기 위한 법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극단으로 기운 정치 환경 속에서 헌재가 국민 통합의 균형점을 찾으려 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헌법의 규범력을 회복하는 작업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방승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헌재의 인용 결정을 “너무나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요약했다. 그는 “비정상이 정상을 이길 수 없다는 민주헌정 질서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확인된 날”이라고 평가했다.
방 교수는 특히 “극우적 권위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한국 시민사회와 헌재가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헌재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두 교수 모두 헌재의 선고에는 정치권을 향한 무언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국회도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정치권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이 선고 요지에 분명히 언급돼 있었다”고 했으며, 방 교수 역시 “헌재가 아니었더라면 국민이 직접 거리로 나서 헌법을 지키려 했을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재판관들의 승리라기보다는 국민의 승리”라고 했다.
한편 김 교수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보수진영의 재편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통 보수의 목소리가 극렬 보수에 가려졌던 구조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상식이 회복되면 통합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