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가 법적 부담을 벗은 것이 향후 헌재 결정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이예슬·정재오)는 이날 이 대표가 2021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 관련 발언과 백현동 개발 의혹 관련 국정감사 발언 모두 무죄라고 판단했다.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벗어나면서, 헌법재판소의 빠른 선고를 향한 ‘속도 촉구’ 중심의 압박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사법 부담이 줄어든 만큼, 민주당이 ‘신속한 탄핵 선고’를 촉구하는 속도전보다는 탄핵 인용의 논리와 정당성을 앞세운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윤 대통령 지지층과 여권 강경파들은 이번 무죄 판결을 계기로 헌법재판소에 대한 정치적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야당 대표는 무죄인데 대통령은 탄핵감이냐”는 식의 프레임으로 헌재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특히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된 가운데 탄핵 인용이 이뤄져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정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권 내부에서 고조될 전망이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보수 진영에서는 ‘기각 또는 각하 불가피론’을 띄우는 여론전을 본격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헌법학자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표의 무죄 판결이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헌재가 심리적 영향을 받는다는 표현보다는, 현재의 복잡한 정치 상황을 고려해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헌법재판관이 개인적으로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가질 수는 있지만, 문제는 그 성향에 따라 헌법과 법률이 아닌 정치적 목적을 위해 판결을 내릴 경우”라며 “그런 경우라면 판사는 심판관이 아니라 정치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사법의 정치화이며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현재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두고 심리를 진행 중이다. 변론 종결 후 한 달여가 지났지만 아직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