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사장 자리 14개월째 공석”…답답한 관광공사, 속타는 여행업

“말 많은 사장 자리 14개월째 공석”…답답한 관광공사, 속타는 여행업

14개월째 공석인 관광공사 사장직…여행업계 답답
“넘어야 할 산 많은데 중장기 계획 세우기 어려워”
공사 “사장 공석에도 사업은 정상적으로 운영중”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한국관광공사 사옥.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관광공사가 1년 넘게 사장직을 비워두면서 관광·여행업계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관광공사는 최근 공사 사장직 2차 면접 대상자 6명을 추렸다. 관광공사 사장직은 지난해 1월 김장실 전 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후 지금까지 14개월 넘게 공석이다. 현재는 서영충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관광 수장’ 자리가 비어 있으니 국내 인바운드 관광업계도 중장기적 플랜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복 흐름세에 접어든 관광업계가 다양한 정책 등에 힘입어 추진력을 얻고, 업계를 발전시켜야 하는데 이에 맞는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방한 관광객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101%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문제는 좀처럼 관광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수지는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쓰는 돈(관광수입)과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쓰는 돈(관광지출)의 차이를 뜻한다. 지난해 관광수지는 100억달러(한화 약 14조6024억원)적자를 기록했다. 

관광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한국 관광을 발전시키기 위해 국내에 기반을 둔 토종 인바운드 여행 플랫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관광공사 사장이 향후 정책 방향이나 기조를 밝히면 업계도 그 내용을 바탕으로 장기적 계획과 사업 목표를 세울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 역시 “방한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시키고 관광수지 적자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통 및 지도, 언어장벽 해소, 지방 특색을 살린 콘텐츠 개발 등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호텔업계는 “코로나 시기 내국인 투숙 비율이 일부 증가하긴 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유입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한 시기이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정책적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고 전했다.

숙박이나 플랫폼 외에도 외국인 방한객 유입이 중요한 유통업계도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유커’가 돈을 쓸어갔다면 이제는 국내에서 지출 담당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특징이 바뀌었고 소비 패턴도 달라졌기 때문에 이에 맞는 정책을 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만들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광공사 관계자는 “(사장직이 공석이기 때문에) 업계가 답답할 수 있는 상황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사장직이 공석이라고 해서 그간 진행하던 사업이 중단되거나 기존에 계획했던 것들이 무산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직무대행 체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사업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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