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앞 학교 ‘소음’ 몸살…尹 탄핵 선고 당일 11개교 휴교

헌재 앞 학교 ‘소음’ 몸살…尹 탄핵 선고 당일 11개교 휴교

헌법재판소 인근에 위치한 서울 재동초등학교. 윤성현 기자

“방과후학교가 마치는 시간이 다 달라서 하교 시간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자녀 등하굣길이 걱정되니 학부모들이 동행해 주는 경우가 전보다 많아졌어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 위치한 재동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학교 관계자는 “헌재 인근 학교들 피해가 심각하다”며 근심 가득한 얼굴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방문한 재동초 앞에서는 운동장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집회 참가자들의 고성 소리가 겹쳐 들렸다. 귀를 때리는 욕설과 소음에 일부 학생들은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가 다음 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헌재 인근으로 집회·시위 군중이 모여들고 있다. 인근 학교 학생들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학생 안전사고 예방 조치로 헌재 인근 학교와 유치원은 임시 휴교를 한다. 그러나 휴교에 따른 돌봄 공백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서울시교육청은 헌법재판소 인근 교동초, 재동초병설유치원, 재동초, 운현유치원, 운현초, 서울경운학교, 덕성여중, 덕성여고, 중앙중, 중앙고, 대동세무고 등 모두 11곳은 탄핵선고 당일 임시 휴업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유·초등·특수학교 6곳은 학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선고 전날에도 임시 휴업한다. 대통령 관저 인근 한남초, 한남초병설유치원은 탄핵 선고 당일 휴업 여부를 검토 중이다.

갑작스러운 임시 휴업에 난감한 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시휴업일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들에 대해서 긴급 돌봄도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긴급돌봄을 운영하는 학교는 △재동초 △재동초 병설유치원 △교동초 등 총 3곳이다.

그러나 모든 학교에 긴급 돌봄이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청은 각 학교가 상황과 여건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운현초 △운현유치원 △경운학교 △덕성여자중학교 △덕성여고 △중앙중 △중앙고 △대동세무고 등 8곳은 긴급 돌봄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선고 당일 휴업하는 학교 중 긴급 돌봄도 같이 휴업하는 곳이 있다”며 “어쩔 수 없이 가정 내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재 인근 학교 학부모들에게 소음과 관련 학교 측으로 전화가 많이 오는 것으로 안다”며 “선고 당일이 아니더라도 학교가 임시 휴업할 경우 긴급 돌봄을 진행하는 학교도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탄핵 심판 선고일 전후로 학교가 정상수업을 실시하는 경우 학교 통학로에 본청과 중부교육지원청 직원 등으로 구성된 통학안전대책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대책반은 2인 1조로 이뤄진다.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지원하고 학교 정문에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다.

교육청은 학교, 유관기관 사이 비상연락망을 활용해 사고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통학로의 안전 강화를 위해서는 서울경찰청과 종로경찰서, 자치경찰 위원회에 경찰 인력 배치, 폴리스라인 설치 등 학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요청했다.

탄핵 선고일 이전에는 ‘사전대응반’을 운영해 집회 일정과 장소를 사전에 확인하고 주요 통학로 안전상태를 점검해 학교에 통보한다. 이후에는 ‘사후처리반’을 운영, 경찰청과 자치구에 남은 위험 요소 정리를 요청하고 향후 유사 상황을 대비할 계획이다.



이예솔 기자, 윤성현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윤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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