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골리앗 이겼다”…전북, 서울 누르고 하계올림픽 유치 후보지 선정

“다윗이 골리앗 이겼다”…전북, 서울 누르고 하계올림픽 유치 후보지 선정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28일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왼쪽)이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곽경근 대기자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 투표 결과가 공개되자 전북체육회를 비롯한 전라북도 관계자들이 환호했다. 서울이 오세훈 시장을 필두로 1988년 서울올림픽 성공 개최 경험과 흑자·친환경 올림픽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나선 상황에서 전북의 승리를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는 2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 도시 선정 투표를 진행했다. 서울의 유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상황에서 전북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후보 도시로 결정됐다.

전라북도는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총 61표 중 49표를 얻으면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서울을 눌렀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도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동력이 됐다”며 도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김 지사는 “전북이 해냈다. 기적을 만들어냈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고 기뻐했다.

전라북도는 하계 올림픽 유치에 나서는 국가를 주로 아시아권 나라로 예상하고 있다. 대륙별 순회 개최 전례를 따른다면, 2036년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올림픽은 2024년 유럽(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됐고 2028년 북아메리카(미국 LA), 2032년 오세아니아(호주 브리즈번)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2036년은 아시아권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2036년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국가는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이 있다. 유럽권에서는 튀르키예, 이탈리아, 덴마크도 유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36년 올림픽 개최 도시는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임기가 6월 종료된 후 새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출범한 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새 위원장 취임 이후 논의가 시작될 경우 내년 중에 올림픽 유치 도시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전북도체육회 관계자는 “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이면서 개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발산하는 행사”라고 설명하면서 “예선에서 강조한 내용과 함께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면서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한류문화, 전통문화, 생활유산을 선보인다는 내용 등을 본선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자료를 내고 “전북이 2036년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도시로 선정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전북이 앞으로 IOC에서 2036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될 수 있도록, 서울은 지금까지 쌓아온 IOC 접촉 채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축하를 건넸다.

이어 서울시는 “서울올림픽에 이어 전북이 대한민국 역사상 두 번째로 하계올림픽을 유치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국격을 한층 더 높이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또한, 올림픽이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열리는 것은 국토 균형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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