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을 배웅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역을 찾았고,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조국혁신당은 용산역을 각각 찾아 설 민심 잡기에 나섰다.
25일 국민의힘·민주당·혁신당은 설맞이 귀성 인사를 각각 다른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서 진행했다. 각 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텃밭’으로 향하는 귀성객을 만나 ‘명절 홍보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24일) 서울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명절 인사를 건넸다. 서울역은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을 관통하는 경부선이 지나는 곳이다.
당 지도부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국민을 힘차게, 경제를 힘차게’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기차에 탑승하는 시민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외쳤다. 이들은 역사 내 도심공항터미널, KTX 승강장 등을 돌며 당의 정책을 홍보하는 팸플릿을 나눠주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팸플릿을 통해 “어려운 민생을 더욱 꼼꼼히 챙기고 국제 정세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우리 경제가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야권은 진보 지지층 ‘텃밭’인 호남행 열차와 버스가 지나가는 장소를 택했다. 민주당은 올해 설 인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았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다시 뛰는 대한민국’ ‘희망 가득한 새해’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착용하고 호남선 터미널에서 시작해 경부선 터미널까지 한 바퀴 돌며 귀성객들에게 인사했다. 이 대표는 터미널을 돌며 시민들에게 “잘 다녀오시라”며 “시절이 하수상하긴 한데 곧 다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통상 명절 때마다 호남선이 지나는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고속버스터미널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 대표 지도부 체제가 들어선 후 민주당이 명절 인사를 위해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귀성 인사에 동행한 한 민주당 의원은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은) 호남권은 물론 충청권,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의 지역을 아우르는 곳이지 않나”라며 “새해에 통합 메시지 전하려고 이곳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탈진영·탈이념’을 강조한 만큼, 고속버스터미널로 장소를 변경해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도 “다양성을 위해 호남선뿐인 용산역에서 영남, 충청, 강원 등 전국으로 향하는 노선이 있는 고속버스터미널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혁신당은 전주·전북으로 가는 전라선과, 광주·전남으로 가는 호남선 열차가 있는 용산역으로 향했다. 이는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혁신당은 지난 추석에도 용산역을 찾아 첫 명절 인사에 나선 바 있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황운하 원내대표 등 혁신당 의원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열차 플랫폼에 내려가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했다.
김 대표 권한대행은 귀성객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올 설에는 국민의 마음이 많이 팍팍하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 탄핵을 완성해야 한다. 다시는 내란 세력들이 정권을 잡지 못하도록 완전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