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탄핵 당하고 좋은 나라가 돌아오길 바라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분노의 외침으로 가득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리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가하려는 시민들이 이른 시간부터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모여들었다.
국회의사당 앞은 이날 정오부터 집회 참석자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표결을 1시간여 앞둔 오후 3시쯤부터는 여의도공원까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날 여의도 집회에는 오후 2시50분 기준 경찰 추산 9만 3000명이 모여들었다.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 탓에 시민들은 패딩, 핫팩, 담요, 귀마개로 중무장했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부터 휠체어에 깃발을 매단 채 온 장애인까지, 시민들은 각자의 기대를 안고 집회 현장을 찾았다.
직접 현수막을 제작해 시위에 참석하는 이도 있었다. 현수막으로 깃발을 만들어 집회에 나온 문모(22·남)씨는 “지난주 시위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탄핵안이 부결된 것을 보고 화를 참지 못해 나왔다”고 말했다.
지체장애인인 남민(42·남)씨는 “윤 대통령이 본인의 안위를 걱정하며 국정을 운영하는 것에 분노한다”며 “작은 목소리라도 도움이 된다면 힘을 보태고 싶어서 시위에 나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부모님 몰래 시위에 참석한 청소년도 있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모(17·여)양은 “부모님이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을 뽑아 집회 참석을 알리지 않았다”며 “지난주 표결에 국민의힘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보고 학생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했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 신용동에서 온 조현환(55)씨는 “1980년 5.18 겪었던 세대로서 집회 참석하는 시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으고 후원을 받기도 했다”며 “과거 광주에서 우리는 고립됐지만, 현재 한국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현장에 시민들이 많아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하는 국회 본회의가 당초 예상보다 한 시간 당겨진 오후 4시에 열린다.
드론 영상=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