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한강을 가로지를 새로운 교통수단인 ‘한강버스’ 실물이 공개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3월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리버버스를 체험한 후 한강에 수상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1년8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25일 오후 경남 사천시 사남면 은성중공업 부근 행사장에서 한강버스 2척에 대한 진수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진수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한강버스 운영 사업자인 ㈜한강버스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한강버스는 단순히 한강에 배 몇 척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서울 시민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하나가 더 늘어나는 것”이라며 “시민께는 하나의 대중교통, 관광객에게는 서울의 독특한 정취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선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벅찬 감동을 자제할 수 없다”며 직원 노고를 언급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서울의 한강을 세계에서 가장 즐기기 좋은 강으로 한강버스는 서울 시민이 매일매일 쾌적하게, 편리하게, 편안하게, 행복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반드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수식은 △진수선 절단식 △샴페인 브레이킹 △유공자 표창 등이 다. 진수선 절단식은 여성이 진수선을 자르는 전통에 따라 68년 서울시의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인 최호정 의장이 진수선을 절단했다.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처럼 배가 처음 진수해서 바다에 나갈 때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는 의미로 진수선을 자르는 행사다.
샴페인 브레이킹은 샴페인 병을 뱃머리에 부딪혀서 깨뜨리는 의식이다. 배의 새로운 탄생을 축하하고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기 위한 전통적인 의식이다. 샴페인 브레이킹에는 오세훈 시장, 최호정 의장, 김선직 ㈜한강버스 대표이사, 김정열 은성중공업 대표이사가 함께했다.
유공자 표창 시간에는 이번에 진수되는 2척의 선박 건조를 완수한 김정열 은성중공업 대표이사, 하이브리드 선박 추진체 개발과 제작 등을 맡은 정종택 카네비모빌리티 대표이사, 선박 설계를 시행한 이재철 정해엔지니어링 상무 등에게 오세훈 시장이 표창장을 수여했다.
오 시장과 최 의장 등은 진수식 이후 은성중공업 공장으로 이동해 건조 완료 후 진수 전에 있는 또 다른 한강버스 선박의 내외부를 둘러봤다.
은성중공업 관계자는 “한강버스는 쌍동선 형태의 모습으로 한강에서 속도감 있게 운항하면서도 항주파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잠수교도 통과할 수 있도록 선체의 높이를 낮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버스의 색상은 한강의 일출, 낙조 등 한강의 색과 빛을 투영할 수 있는 흰색 기본 바탕에 청량감 있는 파란색을 그라데이션으로 표현해 한강의 반짝이는 윤슬과 시원한 물살을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강버스는 한강의 풍광과 서울 도심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파노라마 통창 구조다. 또 선내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한 식음료를 구입할 수 있고, 선박 앞뒤에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했다. 아울러 4개의 휠체어석도 마련해 이동 약자도 한강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시 관계자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건조된 한강버스의 추진체가 배터리 화재로부터 안전하도록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시스템 내부에는 가스 센서를 설치해 화재 징후를 미리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배터리 과충전 방지 장치 △배터리셀 연쇄 폭발 방지 장치 △열폭주시 가스 분사 소화 장치 △유사시 배터리 함체 침수 장치 등 배터리 화재 발생 방지를 위한 4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이브리드 추진체 제작에 참여한 관계자에 따르면 추진체 시스템의 95% 이상이 국산화돼 기존 외국산 제품의 부품 수급 지연·과도한 A/S 비 등 문제로부터도 자유롭다.
배는 해상 시험 및 시운전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검증을 거쳐 다음 달까지 한강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선박 등 추가선박 4척도 건조 후 순차적으로 한강에 인도된다.
이르면 내년 3~4월부터 운항을 시작한다. 시는 정식 운항 전까지 선박의 한강 인도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선박·설비 검증, 인력 훈련, 항로 검증, 비상 대응 훈련 등 시범운항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