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의료원, AI 예측모델 국내 최다 개발…환자 안전·만족도 높였다

한림대의료원, AI 예측모델 국내 최다 개발…환자 안전·만족도 높였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병동 간호사들이 컴퓨터에 띄워져 있는 AI 예측모델을 보면서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한림대학교의료원

# 폐렴 진단을 받은 환자 A씨는 연하곤란(삼킴장애)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에 입원한 그는 증상이 악화되기 직전마다 찾아와 조치를 취해주는 간호사 덕분에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 A씨의 보호자는 “의료진들이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즉각 챙겨줘서 ‘어떻게 알고 바로 왔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인공지능(AI)이 환자 상태를 예측하고 알려준 덕분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AI 예측모델이 의료 현장에 도입되면서 환자들의 중증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고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이 좋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각 병원들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환자 상담이나 진료를 위한 챗봇, 이미지 판독 등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진단·판독 뿐 아니라, 예측 모델링에도 활용된다. 환자의 질병을 예측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한림대의료원은 AI 응용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곳이다. 의료원 산하 정보관리국은 ‘환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병원에서 쉽게 발생하는 질병·사고의 우선순위를 정해 AI 예측모델 개발을 구상했다.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빠르게 예방해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환자 안전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AI 딥러닝·머신러닝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내부 강사를 육성하고 커리큘럼을 만든 뒤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이후 개발자들이 액션러닝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AI 예측모델을 만들어냈고, 이를 디지털종합의료정보시스템(리포맥스)에 탑재해 지금의 예측모델을 구축했다.

한림대의료원은 지난 2020년부터 4년간 42개의 AI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국내 의료기관 중 가장 많다. 의료원이 개발한 예측모델은 낙상·욕창 예측모델, 투석환자 동정맥루 혈관 협착 예측모델, 정맥염 발생 예측모델, 고혈압 합병증 예측모델, 당뇨병 합병증 예측모델, CRE(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PE(카바페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장내 세균) 감염 발생 예측모델, 응급실 내원 환자 욕창 발생 예측모델, 섬망 발생 예측모델 등이다.

42개 모델의 평균 예측률은 87%로 높은 편이다. 전자의무기록(EMR)에 쌓인 10년 치 환자 데이터를 모두 학습시켰다. 진료과, 나이, 성별, 진료 요일, 진단코드 등의 학습 변수를 분석한 뒤 가공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적용한 것도 정확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AI 예측모델은 의료진이 처방전달시스템(OCS)에서 환자 정보를 조회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질병 혹은 사고 발생 가능성을 계산해 제시한다. AI가 매 순간 변하는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발생 가능성을 계산한다. 이 예측값에 따라 환자를 고·중·저위험군으로 분류한다.

흡인성 폐렴도 AI 예측모델을 활용해 관리하고 있다. 흡인성 폐렴은 위나 구강 내 분비물에 포함된 병원성 세균이 식도가 아닌 기관지를 통해 폐로 들어가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기존에는 병원에 입원한 흡인성 폐렴 환자들이 뇌경색·치매·의식저하 등을 보일 때마다 임상적 상황을 본 뒤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 예측모델을 적용한 뒤부턴 실시간으로 입원환자의 흡인성 폐렴 발병 위험을 확인하고 질병 발생 전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과 만족도도 높아졌다. 그간 소수의 의료진이 수백 명의 환자를 동시에 모니터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AI 예측모델 도입 이후 환자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미리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지난 8월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108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7%가 AI 예측모델 도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올해 안에 4개의 AI 예측모델을 더 개발해 진료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환자 안전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환자들이 믿고 다닐 수 있는 병원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의료원은 전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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