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D-9…고발 이어지며 갈등 격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D-9…고발 이어지며 갈등 격화

28일 임시주총 개최…이사 선임 등 안건 표대결 예정
임종훈 대표이사,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외 5인 고발
한미약품 “고발 부당함 법적으로 밝힐 것”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7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김영호 한미사이언스 경영지원 상무와 계열사 임원진들이 참석했다. 사진=박선혜 기자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가 아흐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고발전으로 이어지며 내부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19일 공시에 따르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외 3인의 그룹사 고위임원, 그리고 라데팡스파트너스 김남규 대표 등 총 5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한미사이언스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지분을 매각하고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운 기업이다. 또 올해 초 송 회장이 추진한 한미약품과 OCI홀딩스와의 합병을 주도했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부적절한 거래를 통한 회사 자금 유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통한 자금 유출 등에 따라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고발 전 철저한 내부 감사와 법률 검토를 거쳤으며,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해 고발을 진행했다”며 “기업의 본연적 이익, 주주 수만 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측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은 “고발 사항에 대한 모든 항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지만, 언론을 통해 공방전으로 흐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모든 사항에 대한 부당함을 법적 절차를 통해 밝히겠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회사의 중요한 소송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사회 의결 등을 거치게 돼 있다”며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형제 이사들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소송을 남발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사이언스 측과 3자 연합(신동국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간 신경전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더불어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의결권 확보 자문사 리앤모어그룹의 의견을 통해 3자 연합의 임시주총 안건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리앤모어그룹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글로벌 의결권자문기관 ISS가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이 제안한 정관 변경 및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고 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총 4곳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수탁업체를 선임한 상황이다.  

3자 연합 측은 라데팡스를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안으로 참여시키며, 4자 연합 구도를 꾸리고 있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각각 다음달 18일 한미사이언스 주식 79만8000주, 37만1080주 등 약 117만주를 킬링턴 유한회사에 매각할 계획이다. 킬링턴 유한회사는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가 이달 1일 설립한 금융업체다. 김 대표는 기타 지분을 포함해 총 3.7% 지분을 취득하고 회사 경영에 참여할 방침이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서울시교통회관에서 개최된다. 이사회 인원을 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의 건과 신 회장, 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 그리고 주주친화정책인 감액배당 건이 상정돼 있다. 3자 연합이 요구한 이사회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안은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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