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장거리미사일 승인 분쟁에 기름 붓기”…NYT “전장 상황 바꾸지 못할 듯”

러 “美, 장거리미사일 승인 분쟁에 기름 붓기”…NYT “전장 상황 바꾸지 못할 듯”

지난 10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상점에서 주민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염원했던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영토 내 공격을 허용했다고 보도에 대해 러시아는 “미국이 분쟁에 기름을 붓고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18일(현지시간) 타스, AFP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퇴임하는 정부는 불에 기름을 끼얹고 긴장을 더욱 확대하는 도발을 계속하려고 조처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에 대한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하는 것은 미국의 분쟁 개입 측면에서 질적으로 새로운 국면에 돌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 복수의 외신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지원 사거리 300km의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목표물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영토 내 사용 허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속적 요구 사항이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영상 연설을 통해 "언론에 우리가 각 행동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공격은 말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한 것들은 발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사일은 스스로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당국자들은 이번 미사일 사용 승인이 전쟁의 방향을 바꿀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WP도 미 당국자들이 장거리 무기 제한 해제 가능성을 예상한 러시아 정부가 이미 올해 초 대부분의 전투기와 기타 자산을 사거리에서 벗어난 러시아 깊숙한 곳으로 물렸기 때문에 제한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전장 상황을 바꾸기엔 이미 늦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미 하원 정보위원장인 마이클 터너 의원은 성명을 통해 "나는 몇 달 동안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러한 제한을 해제할 것을 촉구해 왔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간청에 훨씬 더 빨리 귀를 기울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대서양협의회(Atlantic Council) 비상근 선임연구원 알렉스 플리차스는 “이 결정은 너무 늦게 나왔다”면서 “이 모든 게 훨씬 더 빨리 필요했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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