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G밸리 교통지옥 “앞으로 더 막힌다…획기적 광역 대책 필요한 시점”

예견된 G밸리 교통지옥 “앞으로 더 막힌다…획기적 광역 대책 필요한 시점”

가산 트래픽, 금천구 답하다
산지공단, 도로계획 없이 건축 허가…자치구도 답답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개발되면 통행량 더 많아져
“서울시·경기도 등 모두 힘 합쳐 근본 해결책 찾아야”

사진=이예솔 기자

“7만 가구, 총 16만명입니다. 가산디지털단지로 인파가 몰릴 것은 예고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10년 이후 상황까지 고려해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시점입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광명·시흥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하고 7만 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개발은 진행되고 있다. 광명과 시흥, 안양 부근에서 서울로 들어오기 위해선 금천구를 거쳐야 한다. 지난 6일 서울 금천구 본청에서 만난 장기환 교통개선정책팀장과 오영필 교통행정팀장은 10년 뒤를 불안해했다. 장 팀장은 “금천구뿐 아니라 경기도와 서울시가 힘을 합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4년 가산디지털단지 종합발전계획이 수립된 지 10년째다. G밸리 관련 도로 사업 10개 중 6개 사업 칸에는 ‘구조적 문제로 추진불가’ ‘경제성 미확보’ ‘타당성 없음’이란 글씨가 적혀 있다. 서울의 끝자락, 경기도와 연결돼 있는 서울 금천구는 교통량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교통체증이 심한 구간은 가산디지털단지 인근 금천교와 철산교다. ‘시민 안전’과 ‘시설 관리’를 책임져야 하는 금천구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장 팀장은 “교통 체증이 일어나는 구간 인근으로 차량 통행이 가능한 다리를 놓으려고 해도 구조상 다리를 못 놓는다. 도로 옆에 건물이 있고, 지하에는 대부분 지하주차장이 들어가 있다. 공간 자체가 없으니 구조적, 기술적으로 (도로나 다리) 설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리를 하나 놓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선 광역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산디지털단지는 ‘1호 국가산업단지’다.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할 때는 이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등을 거쳐야 한다. 장 팀장은 “주요 진출입로나 도로와 산업 단지 규모 등을 판단해서 시설물 배치를 한다. 가산디지털단지는 60여년 전부터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졌다”며 “꾸준히 개발되고 이에 따른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산업단지다보니 자치구가 대응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장 팀장은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관리하는 구간”이라며 “도로를 확장할 만큼의 땅이 확보돼야 하는데, 과거에 이런 계산 없이 (건축) 허가를 내줬다”고 말했다. 이어 “구는 건물 용적률에 관한 권한 자체가 없다”며 “꽉꽉 들어차게 건물을 지었다. 건물에서 나오는 교통량은 약 1000대 이상이다. 공간이 확보돼야 다리를 만들 텐데, 지금은 공간이 없어 예산이 있어도 짓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직접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금천교‧철산교‧광명대교 인접 교차로 구간 통행속도 조사 결과를 보면, 디지털1단지에서 철산교 방면 교차로의 오후 통행속도는 시속 0.9km다. 시속 4km로 알려진 성인 평균 보행 속도보다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장 팀장은 “하루에 한 번을 조사하기도 어렵다”며 “교통체증 구간을 공무원들이 직접 차를 타고 나가 구간 통과 시마다 거리와 속도를 체크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부터 가산 교통 개선을 위해 여러 번의 타당성 조사와 실시계획도 수립했다. 그러나 첫 삽을 뜨기조차도 어려웠다. 10개의 추진 사업 중 엎어진 사업만 6개다. ‘서부간선도로 지하도로’가 개통되고, ‘서부간선 진입램프’가 설치 완료됐다.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사업과 디지털3단지~두산길간 지하차도 사업이 공사 착수한 상황이다. 금천구는 이 두 사업의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는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 개통 시기에 맞춰 교차로를 조성한다.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 공사는 오는 2026년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 팀장은 “서부간선도로가 일반도로화되면 신호등과 교차로를 만들 수 있다. 금천구는 6개 지점에 교차로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한 곳밖에 없었던 서부간선도로 진출입로를 분산시켜 중간 유입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민 불편을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구는 지난해부터 퇴근 시간대 교통 정리 활동을 해 오고 있다. G밸리 상습 교통 체증 구간인 철산교 초입, 마리오사거리, 독산역 2번 출구 앞 사거리, 금천교 서측 교차로까지 총 4곳이다. 오 팀장은 “금천경찰서와 금천경찰서 모범운전자회와 협의 거쳐 배치 장소와 근무 인원수 결정했다”며 “활동 수당도 구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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