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트럼프 vs 헤리스 지지층 결집, 누가 이길까?

샤이 트럼프 vs 헤리스 지지층 결집, 누가 이길까?

글‧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오는 5일이 미국 대선일 임에도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분석가들의 공통된 견해는 7개 경합 주가 판세를 결정할 것이고, 경합 주 중에서도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그럼 왜 그렇게 볼까?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은 전체 538명의 과반인 270명인데 현재까지 민주당 해리스가 226명, 공화당 트럼프가 219명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럴 경우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위해서는 경합 주에서 해리스는 44명만 확보하면 되는 반면, 트럼프는 51명을 더 확보해야 된다. 

여기서 동북부 러스트벨트인 위스콘신, 미시건, 펜실베이니아 중에서 특히 펜실베이니아가 중요한 첫 번째 이유는 트럼프의 경우 상대적 우세 경합 주인 남부 모든 주를 이겨도 반드시 동북부 러스트벨트 3주 중에서 한 곳을 이겨야 과반에 필요한 51명을 확보할수 있다. 두 번째는 세 주 중에서 현재까지 여론조사 상으로 격차가 가장 적어 트럼프가 공략할 여지가 제일 크고, 해리스로서는 제일 약한 고리가 펜실베이니아 주다. 

반면 남부 4개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가 강한 선벨트 지역으로 경합지역이기는 하지만 공화당 우위 경합지로 분류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19명)을 이기고 같은 동북부 러스트벨트 미시건(11명)과 위스콘신(6명)에서 이기면 36명을 확보해 남부 4개주 중에서 네바다(6명)을 제외한 사우스캐롤라이나(16명), 조지아(16명), 애리조나(11명)에서 1곳만 이기면 45명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19명)를 이기면 나머지 러스트벨트 미시건(11명)과 미주리(6명)에서져도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16명), 조지아(16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 4주 중에서 3주만 이기면 51명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기에 해리스는 전통적 지지기반인 블루월일 러스트벨트 3개 주를 수성해야 하는 입장인 반면 트럼프는 남부 4주에 대한 자신감으로 블루월 3개 주 중에서 현재 지지율이 가장 근접한 펜실베이니아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지명이후 트럼프를 추월하여 앞서다가 약 1달 전부터는 트럼프가 추격해 오는 추세이다. 2일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 최신 투표의향유권자의 여론조사집계 평균치를 보면 해리스가 48.3%로 트럼프(48%) 보다 0.3%p 앞서있기는 하지만 불과 며칠 전보다 더 격차가 좁혀졌다.

반면 7개 주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평균집계를 할 경우 미국 전체평균집계보다 격차가 줄어들어 초박빙이다. 주별로 보면 해리스는 미시건과 위스콘신에서 조금 앞서는 반면 다른 주에서는 미세한 차이로 혼전 양상이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에 국한해서 보면 조사기관마다 오차범위 내에서 초 접전이다. 그러다 보니 여론조사로는 누가 이긴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그런데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의 특이한 표심이 드러난다. 먼저 유권자로 등록된 등록유권자(RV:Registeredvoters)와 등록유권자 중에서도 투표하겠다는 투표의향유권자(LV:Likelyvoters)간의 지지율 차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등록유권자는 트럼프가, 투표의향유권자는 해리스가 상대적으로 앞선다. 

더이코노미스트 유거브의 조사(등록유권자 1446명, 10월 26-29일)에 의하면 등록유권자에서 해리스가 47%로 트럼프(46%)에 1%p 앞서지만 투표의향유권자에서는 해리스가 49%로 트럼프(46%) 보다 3%p 앞선다. 31일발표된 워싱턴포스트의 미시간 조사(1003명, 10월 24-28일)도 등록유권자에서는 트럼프가 47%로 46%의 해리스를 1%p 앞서지만 투표의향유권자에서는 오히려 해리스가 49%로 46%의 트럼프를 3%p 앞선다. 다른 조사에서도 등록유권자보다 투표의향유권자에서 해리스가 앞서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럼 이러한 현상은 실제 투표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 먼저 생각해 볼수 있는 것은 해리스 지지층의 결집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전체 투표율에서 높은 투표율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미국 각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전투표 조사에서 해리스의 지지율이 매우 높게 나오며, 해리스 지지층이 대거 사전투표에 나옴에 따라 사전 투표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로인해 해리스 측에서는 과거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여론에서는 앞서고 선거에서는 패하는 악몽이 이번에는 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무적인 기대를 해볼 수 있다. 특히 여론조사에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는 샤이 트럼프가 이번에는 과거 2016년과 2020년 대선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기 때문에 충성도 높은 해리스 지지층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를 해줄 것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다. 

그럼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해리스 후보 지지층의 적극성은 왜 나타날까? 그 원인은 무엇보다 트럼프에 대한 극도의 비호감, 반감과 공포다. 특히 ‘위대한 미국’과 궤를 함께하는 ‘미국의 진보’에 대한 신념이 퇴행적 트럼프의 당선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가 커지고 이것이 진보층의 특징인 ‘행동하는 진보’로 나타난다. 이러한 정서는 다양한 진보적 가치 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자기결정권(낙태)등과 같이 선거 막판까지 이슈로 이어지고 있어서 그나마 경제와 불법이민 등 큰 이슈에서 밀리는 해리스에게는 버팀목이 될수도 있다.  

물론 민주당 클린턴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러스트벨트 노동자의 분노뿐만 아니라 고학력 사회가 되면서 동·서부 해안 도시 중심의 기존 엘리트 질서에 대한 반감, 반 리버럴 기독교 정서 등으로 2016년에 만들어진, 지금은 많이 약화된 트럼프 신드롬을 넘어설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자유주의 진보진영의 트럼프에 대한 반감과 위기감은 분명하다. 

하여튼 막판에 가장 크게 충돌하고 있는 샤이트럼프와 해리스 지지층의 결집이라는 두 변수를 놓고 본다면 막판 어떤 모습으로 영향을 미칠까? 하나는 7개 경합 주에서 영향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판세가 기울어졌다고 생각하는 7개 경합주 외에서 의외의 투표결과가 나오는 경우이다. 후자의 경우로 디모인레지스터·미디어컴의 트럼프의 우세지역으로 분류되었던 아이오와주 조사(10월 28-31일)에서 예상과 달리 해리스가 47%로 트럼프(44%)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만약 이와 같이 7개 경합 주외의 다른 주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그럴 경우 7개 경합 주 중심의 대선 분석은 의미가 없어질수 있다. 

일단 다시 7개 경합 주 중심으로 본다면 먼저 생각해 볼 것은 해리스 결집력이 여론조사에서 1-3%p 승수 효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해리스 지지층의 승수효과를 감안할 때 샤이트럼프가 지난 2020년 보다 더 적다면 해리스가 승리할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샤이트럼프가 2020년 보다 더 많거나 2016년만큼 될 경우에는 해리스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장담하기 어렵다. 

문제는 해리스 지지층의 결집력은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만 샤이트럼프의 경우 측정이나 추정이 쉽지 않아서 샤이 트럼프를 감안한 대선 예측은 여전히 쉽지 않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조사기관들은 샤이트럼프가 있다는 전제하에 성향가중치를 주는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이것이 반대로 더 큰 편향을 만들수도 있어서 두고 볼 일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샤이트럼프와 대칭적으로 조사원과 응답자간 상호작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브래들리효과나 해리스지지층도 드러내지 않으려는 샤이해리스의 존재와 같은 비표집오차 까지 고려하면 더욱 복잡해져서 추정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 조사방법론에서 비표집오차는 이론상 확률추정이 가능한 표집오차와 달리 통계적 추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샤이트럼프가 크지 않거나 조사기관에서 성향가중치를 준 것이 정확할수만 있다면 해리스 측에서 반길만한 조사도 나왔다. 2일 발표된 더타임스와 유고브 조사(등록유권자 6600명, 10월 25-31일)를 보면 7개주 투표의향유권자에서 해리스는 네바다(48%vs47%), 펜실베이니아(49%vs46%), 위스콘선(49%vs45%), 미시건(48%vs45%)에서 1~4%P 앞서는 반면,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48%vs49%), 조지아(47%vs48%)에서 앞서고 애리조나(48%vs48%)는 동률이다. 이 조사대로라면 해리스가 이길수도 있다. 조사에서 보듯이 해리스는 그래도 전통적 민주당 지지기반인 러스트벨트(오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이자 블루월(민주당 우세주)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더 승산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초박빙의 상황이 되다 보니, 큰표차가 아니어도 어느 정도 표차만 났으면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변수들이 주목 받고 있다. 그래서 후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상대방 감정을 촉발할수 있는 심리적 변수가 되고 있다. 또한 미국 이민자들의 특성상 정치적으로 큰 목소리를 내려 하지 않았었기에 이민자 인구가 많은 멕시코나 푸에르토리코와 같은 경우가 아니면 크게 주목하지 않았을 레바논계 아랍인이나 그 외 각 소수 이민자 섹터뿐만 아니라 미 대선에서 존재감이 없던 한인의 표심조차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10여만이 채 안되는 조지아주 한인이 주목받는 것은 전통적으로 한인들은 민주당 지지성향을 보였는데 이러한 성향에 조그마한 변화가 있어도 초박빙 조지아주 선거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지금까지 미 대선의 예측에서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미세한 변수까지 다 고려해야 하다보니, 미대선의 예측은 분석할수록 더 복잡해지고 오히려 더 예측이 조심스러워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현재 우리 국민들의 지구 반대편 미국의 대선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쿠키-한길리서치의 10월 조사에서 미 대선에 대한 국민 관심도는 80.2%나 되며, 관심을 갖는 이유는 55.4%가 외교 안보다. 이러한 관심은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정세가 그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다. 

이제 몇일 후면 드러날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지를 맞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제는 누가 당선될 것인가 보다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우리의 안보와 경제 등 국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차분히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특히 우리 국민은 같은 조사에서 75.5%가 해리스 당선을 바란다는 점에서 트럼프 포비아 증후군도 보이고 있는데, 트럼프가 되더라도 재임 가능한 8년 기간 중에서 이미 지난 4년 임기를 채웠기에 남은 임기는 4년이라는 점을 잘 생각하면 트럼프 포비아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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