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서초…전성수 구청장 “디지털 행정, 구민‧공무원 편의 높였다” [쿠키인터뷰]

스마트시티 서초…전성수 구청장 “디지털 행정, 구민‧공무원 편의 높였다” [쿠키인터뷰]

“민원 귀 기울이니 효율성·자원절약 모두 실천”

전성수 서초구청장. 사진=유희태 기자

“가장 중요한 가치를 꼽으라고 하면 ‘지역 발전’과 ‘지역 주민의 행복’이다.”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본청에서 만난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지역 발전은 장기적인 플랜이다. 돌이켜보면 보람찬 순간은 구민 일상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 구청장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 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의 길에 들어섰다. 서울시와 청와대, 행정안전부 대변인을 거쳤다. 이후에도 인천광역시 행정부시장과 태국 총영사를 지내며 30년간 공직생활을 이어온 행정관료 출신이다. 그래서 그런지, 구민과 서초구청 공직자들을 향한 전 구청장의 애정은 남달랐다. 

그가 구민과 공직자들을 위해 바꾼 것 중 눈에 띄는 것은 ‘민원실’이다. 서초구의 민원실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서초구는 지난해 7월부터 디지털 민원실 시범 운영을 했다. 이 시범사업은 ‘2023 디지털 지방정부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민원인이 종이 없이 간편하게 스마트폰과 QR코드를 활용해 민원서를 작성하면 직원 컴퓨터로 전송된다. 

민원 대기 시간은 30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됐다. 전 구청장은 “18년 전 서초구는 각종 민원 처리를 한 곳에서 할 수 있게 하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했다”며 “긴 시간이 흐르면서 디지털 대전환이 이뤄졌다. 바뀐 트렌드에 맞게끔 변화시키기 위해 직원들과 2개월 동안 브레인 스토밍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구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전 구청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기다리는 것 아니냐”며 “대기 시간이 줄어든 것과 함께 스스로 익숙한 내 스마트폰을 통해 전자 민원을 신청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는 구민도 있다”고 말했다. 

전 구청장의 계획대로 서초구의 민원실은 시대의 발전과 트렌드에 발맞춰 왔다. 구민들은 각종 민원 해결을 위해 해당 부서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했다. 이에 구는 ‘OK민원센터’를 설립해 민원 업무를 통합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범 운영한 디지털 민원실은 지난 4월30일부터 본격 시행 중이다. 구청에서 시작해 보건소 3곳, 동주민센터 20곳도 디지털 민원실로 탈바꿈했다. 전 구청장은 “시대의 트렌드 부분을 먼저 선도하는 쪽은 경제와 산업 쪽”이라며 “행정도 이와 함께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디지털 민원실. 사진=유희태 기자

디지털 민원실의 ‘종이 없는 행정’은 행정 효율 뿐 아니라 자원 절약이라는 친환경 가치도 실천했다. 전 구청장은 “종이의 기본 재료가 나무다. 나무는 중요한 탄소흡수원”이라며 “디지털 민원실 도입으로 종이 신청서 받을 일을 줄였다”고 말했다. 구는 연간 20만여장의 종이를 줄여 30년생 소나무 140그루를 심는 탄소 배출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직자들의 마음 건강도 챙긴다. 전 구청장은 서초구청 공직자들이 악성 민원에 신음하지 않도록 이들의 마음 건강을 살피는 공간을 직접 주도해 마련했다. ‘혼자만의 방, 아담소(我談所)’다. 전 구청장은 “제 박사학위 논문이 ‘담당 공무원의 직무 몰입과 조직 직무 만족도’에 대한 연구다. 민원 담당 공무원은 감정 소모가 크다”며 “속상한 일을 겪었을 때 주변 사람의 위로도 힘이 되겠지만, 혼자만의 방에서 시간을 보내면 치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는 전체 18개 동주민센터에도 아담소를 설치했다. 

서초구가 시작한 ‘디지털 행정’은 앞으로 계속해서 뻗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 구청장은 “여러 곳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서초구를 찾아 왔다. 실제로 약 10군데는 도입을 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현재 사업을 본격 시행한 지 6개월이 지났다. 계속해서 불편한 점을 보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는 민원인과 담당 공무원이 민원 서식에 관한 내용을 같은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양면 모니터 도입에 대해 논의 중이다. 

마지막으로 전 구청장은 구민들의 기억 속에 ‘일 잘하는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불편한 것 해소해 달라‘ ‘좀 더 편리하게 개선해 달라’ 현장에서 구민들이 들려주는 목소리에 마음을 열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화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민들의 목소리에 화답하면서, 우리 공직자들이 스트레스 없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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