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최근 한국 경제의 저점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2020년 5월로 잠정 설정했다. 지난 2013년 3월 저점 이후 86개월간 지속됐던 하나의 경기 순환기가 마무리됐다.
2일 통계청은 제12순환기의 경기저점으로 2020년 5월을 잠정 설정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경기순환변동 과정에서 국면이 전환되는 시점으로 정점 또는 저점을 판단해 기준순환일로 정한다.
통계청은 이를 위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경제지표들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당시 경제 여건, 전문가 의견 등을 검토한 뒤 국가통계위원회 등을 거친다. 하나의 순환기는 경기 저점에서 시작해 경기 정점을 거쳐 또 다른 경기저점을 만나면 마무리된다.
통계청은 앞서 제11순환기의 경기 저점을 2013년 3월로, 정점을 2017년 9월로 잠정 설정했다. 이번에 제12순환기의 경기 저점을 2020년 5월로 잠정 설정해 제11순환기는 2013년 3월부터 86개월간 지속된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는 2013년 3월부터 54개월간 확장한 후 2017년 9월 정점을 지나 2020년 5월까지 32개월간 축소되는 국면을 보였다. 32개월의 경기 수축 기간은 기준순환일을 판정하기 시작한 1972년 이후 최장 기간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은 2017년 4분기부터 대외 환경 악화로 투자·생산·수출의 둔화가 나타나는 경기 수축 국면이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경기는 2019년 중반까지 미중 무역 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고용률 감소 등으로 위축됐다. 2020년 1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생산·소비·수출입의 급감 등 급격한 경기 수축 국면을 겪었다.
2020년 5월부터는 주요국의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국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됐다. 이후 최근까지 확장 국면으로 볼 수 있다.
통계청은 시차를 두고 향후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경기 정점 시점을 판단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최근 경제 동향을 통해 한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