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경제정책방향 등을 통해 2% 미만의 성장률을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했던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6개월 만에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4%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과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민간소비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성장률을 떠받혔던 민간소비가 역성장했다.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앞서 2분기 2.9%, 3분기 1.7%를 기록하며 성장률을 가까스로 0%대로 밀어 올렸다. 그러나 4분기엔 재화(가전제품, 의류 및 신발 등)와 서비스(숙박 음식, 오락문화 등) 소비가 모두 줄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열린 비상경제회의에서 “올해 1분기의 경우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오프라인 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 및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정부는 올해 상반기 경기 보완을 위해 340조 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간사업 조기 집행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규제 혁신과 세제·금융지원 등을 통해 올해 경제회복의 돌파구인 수출·투자 활성화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한은보다 낮은 1.6%전망
올해 경제 성장에 대한 정부의 전망은 보수적이다. 기획재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이 전망치는 정책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연초 또는 그 전해 말에 제시한 수치로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정부는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2020년 성장률을 0.1%, 2009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2009년 성장률을 -1.5% 내외 등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초에는 IMF와의 협의를 거쳐 거시경제 관리 지표로서 1998년 성장률을 1%로 제시했다.
주요 기관과 비교해보면 한국개발연구원(KDI·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한국은행(1.7%) 등보다 낮다. 아시아개발은행(ADB·1.5%)보다는 높았다.
다만 상반기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에서 하반기에 대외 여건 개선 등으로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통관 기준)은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교역과 반도체 업황의 위축 등으로 2020년(-5.5%) 이후 3년 만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간 소비는 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 부담, 고용 둔화, 자산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4.6% 증가에서 내년 2.5% 증가로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2.8%, 건설투자는 0.4% 각각 감소하며 올해에 이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이 악재로 꼽혔다.
물가 상승률은 3.5%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원자재 가격 하락, 수요 둔화 등에 따라 물가 오름세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봤다. 다만 전기·가스요금의 현실화 등에 따라 공공요금 상방 압력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세의 둔화 폭은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경제도 어렵다…중국 리오프닝 ‘긍정적’
한국은행은 ‘2023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유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의 유럽중앙은행이 긴축정책을 유지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의 김주영 운용정책팀장은“글로벌 경제성장률은 2% 내외로 올해 수준을 상당폭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높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 가능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과도한 통화긴축 가능성과 실업률의 급격한 상승 등으로 글로벌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 둔화될 리스크를 잠재하고 있다. 미국은 수요 둔화, 주택시장 위축 등으로 투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그간 견조했던 민간 소비도 차츰 둔화됨에 따라 미진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약한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올해 4분기 중 기술적 경기침체 GDP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GDP성장률이 각각 마이너스 0.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 상황에서 가계 실질소득 감소, 타이트한 금융여건에 따른 실물투자 부진 등으로 경기둔화 폭이 커질 것으로 봤다.
중국이 리오프닝에 따라 민간 수요가 회복되면서 성장세가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김주영 운용정책팀장은 “상반기 중 리오프닝 과정에서 확진자수 확대와 이에 따른 노동공급 차질, 부동산 시장 둔화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제약될 것”이라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민간소비 중심의 강한 수요회복이 이를 압도하면서 5%에 가까운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효과가 이를 상쇄하면서 올해와 유사한 1% 중후반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했던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6개월 만에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4%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과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민간소비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성장률을 떠받혔던 민간소비가 역성장했다.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앞서 2분기 2.9%, 3분기 1.7%를 기록하며 성장률을 가까스로 0%대로 밀어 올렸다. 그러나 4분기엔 재화(가전제품, 의류 및 신발 등)와 서비스(숙박 음식, 오락문화 등) 소비가 모두 줄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열린 비상경제회의에서 “올해 1분기의 경우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오프라인 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 및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정부는 올해 상반기 경기 보완을 위해 340조 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간사업 조기 집행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규제 혁신과 세제·금융지원 등을 통해 올해 경제회복의 돌파구인 수출·투자 활성화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한은보다 낮은 1.6%전망
올해 경제 성장에 대한 정부의 전망은 보수적이다. 기획재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이 전망치는 정책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연초 또는 그 전해 말에 제시한 수치로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정부는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2020년 성장률을 0.1%, 2009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2009년 성장률을 -1.5% 내외 등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초에는 IMF와의 협의를 거쳐 거시경제 관리 지표로서 1998년 성장률을 1%로 제시했다.
주요 기관과 비교해보면 한국개발연구원(KDI·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한국은행(1.7%) 등보다 낮다. 아시아개발은행(ADB·1.5%)보다는 높았다.
다만 상반기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에서 하반기에 대외 여건 개선 등으로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통관 기준)은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교역과 반도체 업황의 위축 등으로 2020년(-5.5%) 이후 3년 만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간 소비는 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 부담, 고용 둔화, 자산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4.6% 증가에서 내년 2.5% 증가로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2.8%, 건설투자는 0.4% 각각 감소하며 올해에 이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이 악재로 꼽혔다.
물가 상승률은 3.5%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원자재 가격 하락, 수요 둔화 등에 따라 물가 오름세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봤다. 다만 전기·가스요금의 현실화 등에 따라 공공요금 상방 압력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세의 둔화 폭은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경제도 어렵다…중국 리오프닝 ‘긍정적’
한국은행은 ‘2023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유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의 유럽중앙은행이 긴축정책을 유지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의 김주영 운용정책팀장은“글로벌 경제성장률은 2% 내외로 올해 수준을 상당폭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높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 가능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과도한 통화긴축 가능성과 실업률의 급격한 상승 등으로 글로벌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 둔화될 리스크를 잠재하고 있다. 미국은 수요 둔화, 주택시장 위축 등으로 투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그간 견조했던 민간 소비도 차츰 둔화됨에 따라 미진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약한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올해 4분기 중 기술적 경기침체 GDP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GDP성장률이 각각 마이너스 0.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 상황에서 가계 실질소득 감소, 타이트한 금융여건에 따른 실물투자 부진 등으로 경기둔화 폭이 커질 것으로 봤다.
중국이 리오프닝에 따라 민간 수요가 회복되면서 성장세가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김주영 운용정책팀장은 “상반기 중 리오프닝 과정에서 확진자수 확대와 이에 따른 노동공급 차질, 부동산 시장 둔화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제약될 것”이라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민간소비 중심의 강한 수요회복이 이를 압도하면서 5%에 가까운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효과가 이를 상쇄하면서 올해와 유사한 1% 중후반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