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15년 독점 유통 LG생건…"소비자 부담 고스란히"

코카콜라 15년 독점 유통 LG생건…"소비자 부담 고스란히"

사진=안세진 기자

코카콜라 가격이 매년 무섭게 치솟으며 소비자들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LG생활건강의 독점 유통 때문이다. 현재로썬 독점 유통 구조를 깰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콜라의 경우 다양한 음료 제품군 중 하나로써 시장 독점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과 실질적으로 전국에 공급을 충족해줄 수 있는 공장을 보유한 곳이 LG생활건강뿐이라는 점에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가 1월1일부터 편의점에서 파는 콜라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소위 ‘뚱캔’이라 불리는 350ml는 1900원에서 2000원, 페트병에 든 1.5L는 3800원에서 3900원이 된다. 경쟁사 중 하나인 펩시의 경우 1.5L에 3200원이다.

최근 몇 년간 코카콜라는 연말 연초에 가격을 올려왔다. 지난해에는 12월 16일 인상 소식을 알렸고, 2020년에는 12월 29일, 2019년에는 12월 26일에 가격을 인상했다. 1.5L 기준 최근 가격 인상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3400원 △2021년 3600원 △2022년 3800원 등이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외부 영향으로 인해 PET, 알루미늄, 원당 등 원부자재 가격이 올라 편의점 판매가를 인상하게 됐다”라며 “가격조정 품목과 인상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가격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생 김모씨(23)는 “일부 젊은 세대에서 콜라는 이제 서민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음료에 비해 물가 상승 체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장모씨(31)는 “어느 순간부터 치킨 등 배달을 시키면 코카콜라 대신 펩시콜라가 오거나 더 이상 콜라 제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코카콜라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안세진 기자

실제 한국의 코카콜라 가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꽤나 비싼 편이다. 가격 비교사이트 글로벌 프로덕트 프라이스닷컴에서 지난해 9월 코카콜라 500ml 기준 한국 가격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본 결과 한국이 전 세계 91개국 중 15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1.3배, 미국의 1.8배에 달했다.

이유는 독점 구조에 있다. 코카콜라 미국 본사는 현지 국가의 음료 회사와 ‘보틀링 계약’을 맺는다. 현지 생산·판매 권한을 받은 파트너사는 본사에서 공급받은 원액을 베이스로 콜라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에선 ‘한국코카콜라’가 미국 본사의 현지 법인이고,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가 보틀링 파트너다. 15년째 사업을 운영 중이다. 

LG생활건강에서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가격 인상에 제약이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일본의 경우 보틀링 파트너가 아직까지 지역별로 다양하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서로 간 가격 경쟁이 이뤄져 인상폭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일본에 거주 중인 한국인 유모씨(35)는 “일본에서는 각 지역에 있는 코카콜라 가격과 맛이 조금씩 상이하다. 어디서 공급하는지에 따라 맛과 가격에 차이가 난다”며 “아무래도 독점 구조인 국내와는 다르게 다양한 파트너사들이 있는 만큼 가격인상에 있어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사옥. 사진=LG생활건강

전문가들은 독점 시장의 경우 소비자 이익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코카콜라의 경우 유통 독점일 뿐 경쟁 제품군으로 롯데칠성의 펩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업체들이 있는 만큼 독점으로 보기에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국소비자협회 관계자는 "기업에서 가격을 올리는 것 자체에 대해 제재를 할 방안은 없다"면서 "정부에서는 고물가 시기인만큼 물가 안정을 위해 간담회를 열어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하고 있고, 저희 역시 기업의 타당성 없는 가격 인상에 대해 문제제기 및 시정 요청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본 협의회에서 코카콜라, LG생활건강에게만 국한된 문제제기를 별도로 논하고 있지는 않으나 독과점 시장에 대한 물가감시 활동을 좀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희 교수(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업체들 간 경쟁이 활발할 때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며 “경쟁이 없거나 독점시장의 경우 소비자 이익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코카콜라는 다양 음료 중 하나이다보니까 독점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 경우 본사에서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나설 필요가 있다. 국내 유통 독점으로 코카콜라 자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안좋아질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코카콜라 공급량을 맞출 수 있는 공장을 가진 대기업이 LG생활건강밖에 없다는 것도 독점 구조를 깰 수 없는 한계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전국에 코카콜라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 있는 공장을 가진 기업이 많지 않다”며 “롯데칠성이나 해태 등이 그나마 큰 공장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기엔 역부족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칠성의 경우 경쟁 브랜드인 펩시를 유통하고 있는 만큼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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