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게 먹고 물 벌컥벌컥…‘조기사망’ 지름길

짜게 먹고 물 벌컥벌컥…‘조기사망’ 지름길

중식‧한식이 급원, 국물은 버리고 녹황색 채소와 함께 섭취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 하향 조정된 1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점심시간을 맞아 인근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부터 영업이 제한됐던 수도권의 클럽 등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대형학원(300인 이상), 뷔페식당 등이 문을 연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한국인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보다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섭취량은 권고치의 1.9~2.2배 수준이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우리 몸에 여러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18년 기준 3274mg으로 WHO 권고량인 2000mg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체 남성의 섭취량은 권고량의 1.9배, 여성은 1.3배 수준이었다. 

남성의 경우에는 하루 평균 19~29세 3977mg, 30~49세 4421mg, 50~64세 4135mg으로 섭취했는데, 이는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1000mg 이상 더 섭취한 수치다. 섭취량이 최고로 높은 30~49세 남성은 WHO 권고치의 2.2배 수준이었다.  

나트륨을 과하게 섭취할 경우 몸에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조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짠 음식을 먹은 후 나트륨과 수분이 체내에 쌓이고 저류되면 몸이 붓는다. 그러나 뇌가 부으면 메스꺼움, 무기력함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혼수상태까지 이를 수 있다.

수분저류현상이 지속되면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에 고혈압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곧 혈관질환으로 이어지는데, 혈관이 많이 분포해 있는 장기가 손상되면 심근경색, 뇌경색, 신부전증 등이 올 수 있다. 최근에는 짜게 먹는 식습관이 위에 부담을 줘 위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나트륨은 땀과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짜게 먹은 후 심한 갈증이 생기는 것도 체내 축적된 나트륨을 배출하기 위한 생리현상이다. 그러나 소변 배출이 과도하게 이루어지면 콩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조 교수는 “콩팥은 음식으로 섭취된 나트륨을 소변으로 빼는 역할을 한다.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을 자주 본다는 것은 곧 콩팥이 일을 많이 한다는 얘기”라면서 “결국 지속적인 나트륨 과다 섭취는 만병의 근원이 되고 조기사망을 높이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인이 주의해야 할 음식은 한식과 중식이다. 흔히 피자, 햄버거 등 서구음식이 짜다고 인식되고 있지만 소금에 절인 반찬, 국물 위주의 식습관이 나트륨 섭취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의 1일 나트륨 섭취 급원은 가정식 41.5%, 외식 34.1%, 급식 9.4%, 편의식품 9.0% 순인데, 외식으로 인한 나트륨 섭취량은 대부분의 메뉴에서 감소했으나 찌개 및 전골류는 오히려 16.0% 증가했다. 특히 외식으로부터 나트륨 섭취 비율이 높았던 19~29세 남성의 외식 급원식품은 배추김치(95.9mg), 짜장면(91.8mg), 돈까스(61.2mg), 탕수육, 닭고기(56.6mg) 순이었고, 30~49세는 배추김치(79.3mg), 짜장면(63.8mg), 쌈장(38.5mg), 짬뽕국(31.1mg) 순이었다.

조 교수는 “우리가 자주 먹는 김치찌개, 국, 짬뽕 등에는 많은 양의 나트륨이 포함돼 있고 최근에는 치킨을 통한 섭취가 늘고 있다. 보통 피자, 햄버거, 파스타 등의 서양음식이 더 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그쪽은 (밀가루 등을 통한) 당질 과다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면서 “또 한국 사람들은 소금에 절인 김치, 간장, 된장이 들어간 음식을 먹기 때문에 WHO 권고량보다 나트륨 섭취량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을 먹을 때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한식이든 중식이든 서양식이든 짠 음식을 먹을 땐 녹책 채소, 즉 샐러드나 쌈채소 등을 함께 섭취하면 좋다. 녹색 채소에는 나트륨을 잘 빼내주는 칼륨 성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구운 삼겹살을 쌈을 싸서 먹으면 체내에 남는 나트륨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식도 주의해야 한다. 과식을 하면 나트륨, 당 등 총 에너지량 섭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사용한 만큼만 에너지를 소비하고 남는 것은 축적하기 때문에 이는 곧 내장지방 증가로 이어진다”라며 “식단을 짤 땐 적정량을 먹되 너무 짜거나 달지 않은 음식을 먹고, 고기와 야채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은 나트륨 배출은 물론 에너지 소비에도 도움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충분한 수분섭취, 녹색채소 섭취도 중요한데, 콩팥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면 국물을 100ml 줄이면 나트륨은 380mg 저감효과가 나타난다. 쌈장 1큰 수저(10g→5g)를 줄이면 나트륨은 131mg 저감된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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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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