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인포데믹 진원지 따로 있었다  

코로나19 인포데믹 진원지 따로 있었다  

유튜브 코로나19 가짜뉴스 팩트체크① 

매분 500시간 분량이 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 된다. 누군가에게 유튜브는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의 영역이자, 성공한 ‘디지털 자영업자’로써 인생 2막을 꿈꾸는 플랫폼이다. 유튜브 스타를 꿈꾸는 사람들은 어떻게 유저의 눈을 사로잡을 지를 골몰한다. 

그 과정에서 영상을 통해 전달하려는 정보의 진위는 크게 고려되지 않는다. 사실과 거짓이 섞여 검증받지 않은 영상은 스피커의 목소리가 클수록, 자극적인 장면이 많을수록 잘 팔린다. 쿠키뉴스 몬스터랩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유튜브를 통한 가짜 정보 유통 실태를 검증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의 기간 동안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을 크롤링 방법을 통해 수집해 분석이 이뤄졌다. 당시 상황의 이해를 위해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시작 지점으로 돌아가 본다. 


[몬스터랩] 김양균 랩장/의학기자= “지역에까지 퍼진 것 아냐?”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당산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 3층 브리핑실. 코로나19 발생 초반 오전 11시에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후 2시에는 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의 공식 브리핑까지 매일 두 차례의 정부 발표가 진행됐다. 

브리핑은 정부세종청사와 서울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국내 발생 현황은 오전 10시와 오후 5시 발표됐기 때문에 시간이 가까울수록 각 매체는 신경을 곧추세웠다. 브리핑실에 포진한 각 매체 소속 기자들의 속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다. 

2월18일 오전 10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그날 아침 9까지의 환자 현황이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날 새로 추가된 환자에게 부여된 번호는 31번이었다. 29, 30, 31번째 확진환자들은 이전의 환자들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점이 있었다. 

이전의 확진자들이 중국을 방문했거나 접촉자였던 것과 달리 이들 세 명은 어디에서 감염됐는지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외 방문 이력도 확실치 않았다. 실제 그날 새로 추가된 환자는 아예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지역사회 전파의 조짐인걸까? 심증은 있었지만 물증이 없었다. 

오후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보도자료에는 이전에는 없던 표현이 포함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금번 코로나19 발생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된 국가나 지역의 방문객, 의료기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감염예방 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정부 공식 문서에 포함된 이 ‘새로운 국면’이란 표현이 지역사회 전파의 본격화를 말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국내외적인 상황을 다 반영하는 것”이란 모호한 설명을 내놨다. 즉, 중국 우한발 유행이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해 홍콩, 싱가포르, 일본, 태국, 대만 등지에서 2, 3차 감염 양상으로 또 다른 유행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브리핑 과정에서 한 보건당국 관계자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유사한 환자들의 보고가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유행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비친 발언이었다. 그리고 이 예상은 곧 현실이 되었다.

운명의 19일,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조짐이 전날 새벽부터 있었다. 지역에서 추가 환자 발생 소식이 계속 들려왔던 것이다. 정확한 최종 집계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방역당국과 지자체 공보국은 밀려드는 기자들의 사실 확인 전화에 공식 발표 시간까지 기다려 달라는 설명을 내놨다.  

그날 오전 10시 중앙방역대책본부의 공식 집계 자료가 발표되자 브리핑실에 모여 있던 취재진 가운데 누군가가 낮은 탄식을 뱉었다. 곧 각 매체 편집국으로부터 기사 지시를 받거나 감염내과 교수의 진단을 위해 전화를 돌리기 시작하면서 브리핑실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설명을 들을 담당자는 계속 통화 대기 중이었다. 

“현재 상황에서는 지나치게 두려워하시지 말고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환자를 신속히 발견하고 발견된 환자는 신속히 격리하며 적극적인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정부 문건 말미의 이 구절은 도리어 상황의 긴박함을 더욱 부채질했다. 상황은 어느새 통제 불능의 상태인 것 마냥 흐르고 있었다. 그 사이 마스크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언론 보도가 쏟아지는 사이 유튜브에서도 실시간으로 관련 영상이 대거 쏟아졌다. 언론사의 뉴스 영상부터 일반 유튜버가 제작한 영상들까지 뒤섞여 쏟아지는 탓에 유튜브는 주요 기사가 유통되는 포털사이트 이상의 비율로 코로나19 정보 유통 창구로써 작용했다. 높은 조회수와 ‘좋아요’ 및 댓글 반응을 받은 영상 가운데에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영상도 상당수 섞여 있었던 것이다. 

angel@kukinews.com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쿠키뉴스 헤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