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정부지원 끊기자 퇴직연금 사업 철수…어민 복지 뒷전

수협, 정부지원 끊기자 퇴직연금 사업 철수…어민 복지 뒷전

어민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수협은행이 퇴직연금 사업에서 손을 뗀다. 대외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사업 철수 이유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업비용을 줄이려는 측면이 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업철수로 사실상 어민복지가 후순위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어민 상대로 25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린 수협은행이 20억원을 아끼기 위해 사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지난 2016년 12월 중앙회 신용사업부에서 분리된 후 6개월간 퇴직연금 사업을 해오다 지난해 10월 사업을 중단했다. 

이와 관련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수익성이 낮아서 중단한 게 아니고 규모가 적은 은행들은 공동으로 거래소의 프로그램을 적은 비용으로 사용했는데 거래소가 각자 개발해서 사용토록 하는 바람에 개발비용이 20억원이상 예상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연금 사업을 하려면 프로그램과 전문 인력을 갖춰야 한다. 수협은행 등 소규모 금융회사들은 금융결제원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저가로 사용해왔다. 그러다 지원이 멈추면서 자금난에 부딪히자 사업에서 중도 하차한 것. 은행 내부에서도 자체 프로그램 개발 비용 20억원을 두고 투자 대비 실익이 낮다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공동으로 사용했던 프로그램을 내부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전산대비 수익이 나지 않아 사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수협은행은 사업 중단과 함께 금융위원회에 등록 말소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위임받아 가입자 보상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하고 있다. 점검이 끝나면 수협은행은 퇴직연금 사업을 완전히 철수한다. 향후 여건이 나아져도 사업을 재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어민 복지를 위해서 퇴직연금 사업을 한 건 아니다”며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고 어민들은 보통 일반 조합에서 거래 한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 대신 연금보험, 수협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뉴스 헤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