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청소년 경제교육 지원사업을 위한 국고보조금 36억원을 빼돌린 혐의(특가법상 횡령)로 한국경제교육협회(한경협) 간부 허모(48·여)씨를 입건했다. 허씨는 ‘아하경제신문’을 제작하는 A사 대표인 남편 방모(51)씨, 공동대표인 이모(52)씨와 공모해 협회의 모든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A사에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방씨와 이씨도 함께 입건했다.

2008년 12월 설립된 이 협회는 경제교육 지원사업을 한다며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30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A사가 발행한 경제신문은 일선 초·중·고교에 배포됐고 협회는 각종 경제교육을 위한 간행물 사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직원이 두세 명에 불과한 유령회사였지만 10명이 더 있는 것으로 속여 사업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국고보조금 36억원을 빼돌렸다. 경찰은 지난 2월 A사 압수수색 과정에서 액수와 보조금 수령 시기가 적힌 이씨의 비밀 장부를 확보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10년 11월과 지난해 10월 A사에 협회의 수의계약이 몰리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허씨는 자신의 전 직장 동료 등을 허위 심사위원으로 내세워 경쟁 입찰을 하는 것처럼 속이는 등 범행을 계속해왔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