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시성에 광복군 기념비 완공

中 산시성에 광복군 기념비 완공


[쿠키 지구촌] 지난 9일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시내에서 남쪽으로 20㎞ 가량 떨어진 창안(長安)구 두취(杜曲)진.

이 곳을 찾았을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 광복군 제2지대 주둔지의 기념비 건설 공사가 마무리돼 있었다. 현지 소식통들은 “이달 중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비 제막식이 열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시안을 방문했을 때 자오정융(趙正永) 산시성 서기와 면담하면서 광복군 주둔지에 표지석을 설치해주도록 요청한지 11개월 만이다.

황량한 교외 마을인 이 일대는 황토고원에 위치한 탓에 지독한 황사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한 주민은 “여기에 광복군 제2지대가 3년 동안 주둔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버려진 땅이라 잡초가 무성했는데 최근 두 달 남짓 공사가 계속됐다”고 전했다.

기념비는 2000㎡ 규모로 조성된 중국식 정원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정원 가운데에는 빨강 기둥 4개가 받치고 있는 4m 높이의 정자가 완성돼 있었고 그 아래에 기념비가 세워졌다. 기념비는 천으로 싸여 있어 어떤 내용이 새겨졌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이 장소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 광복군 주둔지였음을 확인하면서 한·중 양국 우호를 다짐하는 내용이 한국어와 중국어로 병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직사각형 형태의 정원 둘레로는 3m 높이의 회청색 벽돌 담장이 세워졌다. 중국식 붉은 기둥에다 단청 지붕과 검정 기와를 올린 정원 입구 솟을대문은 아무런 안내 표지도 없었고 쇠사슬과 자물쇠로 굳게 잠겨져 있었다. 담장 중간에 장식된 창을 통해 들여다 본 정원은 잔디밭과 마당, 산책로, 조경수 등으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다. 정원 부근에는 제2지대가 사용하던 본부 건물 대신 들어선 양곡 창고도 보였다.

광복군 제2지대는 1942년 4월 제1·2·5지대가 통합된 조직으로 같은 해 9월 시안 시내에 있던 광복군 총사령부가 충칭(重慶)으로 옮겨간 뒤 두취진에 자리잡았다. 제2지대장은 총사령부의 참모장이자 청산리 대첩 영웅 이범석 장군이 맡았다. 초기 대원 규모는 80여명 수준이었다.

제2지대는 미국 전략첩보기구인 OSS와 연계해 특수훈련을 받았고 한반도 진입작전을 계획했으나 일본의 항복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제2지대는 두취진에서 훈련하면서 대원들을 산시, 허난(河南), 허베이(河北)성 등으로 보내 모병 활동도 벌였다. 이를 통해 1945년 4월에는 제2지대 규모가 장교 28명, 대원 122명, 사병 35명 등 모두 185명으로 늘어났다.

시안=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정원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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