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사회] 수능 만점자 중 유일한 자연계 수험생이 서울대 의대 정시에서 탈락했다.
앞서 고려대 의대 수시모집에도 응시했다 고배를 마셔 화제가 됐던 전봉열(21)씨는 4일 페이스북에 “엄청 아쉽네요. 면접 괜찮게 봤다고 생각했는데…”라며 서울대 탈락 소식을 전했다.
전씨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능 만점자 33명 중 유일한 자연계 수험생이었다.
전남 목포 홍일고 출신 삼수생인 전씨는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B형, 물리Ⅰ, 생명과학Ⅱ를 선택했다.
전씨가 수능 만점을 받고도 서울대 의대 정시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심층 면접의 변수가 컸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2013학년도 입시부터 구술면접 방식을 15분짜리 단건 면접에서 70분짜리 ‘다면 인·적성 면접’으로 바꿨다.
다면 인·적성 면접은 수험생 1명이 각기 다른 과제가 주어진 6개의 면접장을 10~20분씩 차례로 돌면서 전형을 치른다. 면접장마다 지시문이 놓여져 있고 2분간 숙지한 후 8분간 질의응답을 한다.
특히 두 번째 면접실에서는 지시문을 10분 동안 읽고 10분간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고난이도 면접도 기다리고 있다. 면접장마다 의대 교수 2명씩 총 12명의 교수가 수험생을 평가한다.
서울대가 전형 방식을 변경한 것은 ‘고민되는 상황을 부여하는 상황극’과 ‘창의력 면접’ 등을 통해 학력 외적인 요소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대 의대 입시는 최상위권 수험생이 몰리기 때문에 수능 성적 차이가 크지 않다. 따라서 면접 점수가 당락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의대 입시에서도 합격자 중 30% 정도가 면접 성적으로 수능 점수 순위를 추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전씨는 수능 점수를 100% 반영하는 연세대 의대 정시모집에는 합격한 상태다.
전씨는 “이렇게 (서울대 의대에) 떨어지니 붙을 것처럼 행세하고 다녔던 게 부끄럽다”며 “저도 성격 괜찮다는 말 듣고 살았는데 떨어졌다는 건 저보다 인품이 더 좋은 사람들이 의료계에 많이 왔다는 걸 뜻할 수도 있어 한편으로는 좋기도 하다”고 페이스북에 심경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정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