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스포츠]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가 LA 다저스의 ‘털보 투수’ 브라이언 윌슨(31·사진)에게 퇴짜를 놨다. 마무리 투수를 물색하고 있지만 수북한 수염을 포기하지 않는 한 윌슨을 영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4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 미국 스포츠지들에 따르면 윌슨은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물론 올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보스턴 레드삭스까지 다수의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다저스가 시즌 초반까지 부진하다 중반부터 반격을 시작해 리그 챔피언십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핵심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데다 독특한 외모로 상품성까지 갖춰 각 구단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것이다.
특히 마리아노 리베라(44)가 은퇴한 뒤 새 마무리 투수를 물색 중인 양키스는 윌슨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접촉했다. 문제는 ‘단정하게 정돈한 콧수염’만 허용하는 구단의 신상 관리 규정에 있었다.
윌슨이 에이전트를 통해 ‘면도 거부’ 의사를 밝히자 양키스의 브라이언 캐시먼(46) 단장이 직원들에게 “윌슨을 영입 대상 목록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사실상 백지화 수순에 들어갔다.
윌슨에게 수염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상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이던 2010년 수염을 기르고 우연하게 성적을 끌어올린 뒤부터 한 번도 면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염을 기른 2010년의 경우 70경기에서 3승3패 4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81을 기록했다.
류현진(26)과 다저스에서 함께 뛴 올해 8월에는 수염을 위해 거액의 제안을 거부했다. 면도기 회사 800레이저닷컴은 윌슨에게 한 번의 면도로 연봉과 같은 금액인 100만 달러(약 10억6000만 원)를 제안했지만 윌슨은 수락하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