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분수에 던진 우리나라 동전, 결국…

해외에서 분수에 던진 우리나라 동전, 결국…

"
[쿠키 경제] 나우루공화국의 폴루크민씨가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남대문로3가 한국은행 본점에 깜짝 등장했다. 나우루공화국은 여의도 크기의 2.5배 정도인 섬나라로 인구는 1만2000여명에 불과하다.

폴루크민씨는 화폐 교환 창구를 찾아 무려 2200여만원에 달하는 우리나라 화폐를 쏟아냈다. 물에 잠겨 부식된 동전부터 낡고 찢긴 신·구권 지폐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그가 가져온 훼손된 화폐를 바꿔주느라 4명의 직원이 달라붙어 2시간이나 작업을 했다.

지난해 10월 말 호주에서 온 론니씨는 폐권 6857만원을 교환하러 나타났다. 비행기 시간이 급하다고 재촉하는 바람에 직원 12명이 달라붙어 3시간 반에 걸쳐 수작업을 했다. 돈을 세어주는 기계가 있지만 외국에서 오래 보관하는 바람에 대부분 화폐가 심하게 손상돼 모두 수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같은 해 11월 중순 중국인 쉐(薛)씨가 500원짜리 동전 3200개를 들고 한은을 찾기도 했다. 총액은 242만원에 불과했지만 수북한 동전을 세기 위해 직원 5명이 동원됐다.

한은이 외국인 ‘폐권 보따리상’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외국인이 가져온 폐권은 대부분 내국인이 외국에 나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현지인들이 이렇게 모아진 화폐를 수거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자국인이나 여행객에게 환전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교환한 새 화폐를 시중은행 등에서 환전한 뒤 출국하거나 외국에 송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4일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 분수 등에 던진 동전이나 각종 기부금 등을 수거한 뒤 새 화폐로 교환해가는 외국인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바꿔간 액수만 1억원 정도에 이른다.

국내 화폐가 외국에서 훼손되는 일이 잦자 국부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화폐량이 줄어들어 필요 이상으로 화폐를 찍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유럽 국가는 외국인 관광객의 자국 주화(동전) 반출을 규제하는 사례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인기 기사]

▶ ‘으악! 역대 최고 충격’ 블랙박스 영상 등장…

▶ 죽이거나(good) 혹은 나쁘거나… ‘베를린’을 위한 변명

▶ 김태형 “전 부인, 아이들 살해…생활비 부족 탓?”

▶ “영업사원 병원 출입하지마” 의료계, 리베이트 단절 선언

▶고영욱 첫 재판 일정 잡혀…‘전자발찌’ 찰까

▶ 홍수현, ‘9대 인현왕후’ 낙점…김태희와…

▶ 정준하 “과거에 월 수입 6천만원 벌어”

▶ 인권위 “아시아나항공, 여자 승무원에게도 바지 선택권을…”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뉴스 헤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