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수! 김연아’… 아이돌 뺨치는 ‘승냥이’ 팬덤

‘사수! 김연아’… 아이돌 뺨치는 ‘승냥이’ 팬덤


[쿠키 스포츠] ‘김연아를 사수하라’

‘피겨 여왕’ 김연아의 광팬인 일명 ‘승냥이’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일본 주간지 ‘프라이데이’가 김연아의 가슴 일부가 비친 사진을 게재했기 때문이다. 팬들은 악의적인 보도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보도는 일본에서 했지만 불똥은 국내에서 튀었다. ‘프라이데이’의 보도를 인용한 매체들은 김연아 팬들의 항의로 기사를 잇달아 삭제하는 등 몸을 사렸다. 팬들은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김연아가 행여 충격을 받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어떤 사진이기에=‘프라이데이’에 실린 문제의 사진은 지난 1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선보인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 연기 장면이다.

‘프라이데이’는 23일 발매한 11월6일자 판에서 ‘김연아 깜짝 놀라다! 비치는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김연아의 가슴 일부가 비친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프라이데이’는 “김연아는 이번 쇼트 프로그램 연기 중에 노골적으로 드러낸 오른쪽 가슴 쪽에서 섹시한 그림자가 살짝 드러나는 해프닝을 겪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당당하게 요염한 연기를 계속했다. 김연아의 담력은 굳건하다”고 적었다.

애초 이 사진은 경기 당일 전 세계 언론사로 서비스 됐지만 뒤늦게 이를 발견한 AP통신이 해당 사진의 삭제를 요청, 지면에 보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직 ‘프라이데이’ 만이 AP통신의 삭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선정적인 제목으로 이를 게재, 물의를 빚고 있다.

△덮기 바쁜 승냥이=이를 인용 보도한 국내 매체들은 24일 김연아 팬들의 거센 항의로 몸살을 앓았다.

국내에 알려져서 좋을 것이 없다는 주장에서부터 동계올림픽이 채 석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 경기력에 해를 줄 수 있다는 의견에 이르기까지 ‘승냥이’들은 격한 감정을 여과 없이 토로했다.

하지만 김연아 팬들의 이 같은 행동이 사건의 본질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프라이데이’의 보도가 일본은 물론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쉬쉬하며 덮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김연아의 소속사인 IB스포츠가 ‘프라이데이’가 문제의 사진을 게재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야말로 팬들의 역할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이돌 팬덤 뺨친다=이번 ‘프라이데이’ 인용 보도 해프닝은 일부 김연아 팬덤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승냥이’들은 김연아를 한없이 보호하는 것은 물론, 김연아를 비판하는 의견 자체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팬덤과 흡사하면서도 민족주의적 애국심과 여성성을 강조하는 외모 지상주의가 뒤섞인 것이 특징이다.

‘피겨 여왕’을 보호하는 ‘승냥이’들의 보호 속에서 김연아는 어느새 성역으로 변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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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기자
hrefmailtocanne@kmib.co.kr
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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